요즘 새로운 섹시 트렌드가 등장했다고 한다. 사람의 외형만 보고 막힘없이 사건을 해결하는 셜록 홈즈나 머리를 굴려야 하는 어려운 게임에서 모두가 답을 찾아 헤맬 때 혼자 트릭을 찾아내 천재 처럼 풀어나가는 똑똑한 남자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Smart is the new sexy 라는 말이 등장했다. 더 이상 헐벗고 근육 울퉁불퉁한 남자가 섹시함의 심벌이 되는 시기가 지나갔다는 뜻이다. 이제는 남자의 지성이 여자에게 섹스어필을 하는 수단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스마트함을 견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묵직한 검정색 뿔태 안경에 책으로 가득 찬 터지기 직전의 백팩을 메고, 무릎이 혼자 발사 될 만큼 튀어나온 늘어난 추리닝의 고시생 룩을 완성하면 섹시한 스마트 가이가 완성되는 것일까? 만약 이런 스마트를 상상했다면 그런 유행은 지구의 인류가 망하는 날까지 오지 않으니 부디 기대를 접어 버리길 바라본다. 

지금까지의 섹시함은 오로지 외형으로만 승부를 봐 왔다. 잘 생긴 얼굴, 훤칠한 키, 적당한 근육과 유행과 자신만의 스타일을 적절히 조합한 스타일 까지 견비하면 얼마든지 섹시한 남자가 될 수 있었다. 스마트한 섹시함은 기존의 섹시함에 지성까지 더한 것을 말한다.

벤치프레스를 들고 수십 키로의 캐틀벨을 휘둘러서 생겨난 섹시함은 외형이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지루해 지는 섹시함이다. 하지만 스마트한 섹시함은 그 보존 기간이 조금 더 길다고 할 수 있다. 한 눈에 봐도 어려운 문제를 고도의 집중력으로 풀어내는 남자들을 보면 여자들은 그의 남다른 모습에 매료되어 버린다. 첫인상의 충격은 꽤 오래가기 때문에 초반에 자신의 스마트 어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스마트 섹시를 너드(Nerd)와 혼돈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공부만 죽어라 파는 남자들은 매력 어필을 하는 방법 역시 책으로 배우는 경우가 많다.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연애 입문서를 통해 여자를 꼬시는 법을 배운 책벌레만큼 안쓰러운 것도 없다.

평생 공부에 한 맺힌 사람 처럼 책만 파던 사람들은 이성을 만날 때 어떤 식으로 대화를 이끌어야 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게다가 자신의 학식에 따라오지 못하는 여자를 보면 왠지 모르게 비교하게 되고, 관심이 떨어지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이런 스마트함은 노력하지 않는 이상 여자에게 섹시하게 보이기 힘들다.

가장 이상적인 스마트 섹시는 바로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스마트 함이다. 우리가 섹시함을 어필한다고 해서 옷을 벗고 다니지 않듯 스마트함도 꼭꼭 채워 입은 셔츠 안에 슬쩍슬쩍 비춰 보이는 속살처럼 감칠맛 나게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평소엔 어수룩해 보여도 갑자기 2개 국어 이상의 외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때, 혹은 고등학교 때 주입식으로 배우고 까맣게 잊고 있었던 수학공식을 자연스럽게 외울 때 이 남자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는 사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삶에 대한 충실함에 섹시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오해해선 안 될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신의 잘난 점을 절대로 과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뻑에 취한 남자는 아주 작은 실수에도 구멍이 크게 뚫려 보이기 마련이다. 평소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스마트함을 숨기고 있다가 모두가 답을 찾지 못할 때 실마리를 찾아 해결 해주는 모습이야 말로 진정한 섹시한 똑똑이라고 할 수 있다. 외형적으로 완벽한 섹시함을 갖췄지만 머리가 텅 비어 있는 남자보다는 적당히 스타일을 살리 되 지성까지 겸비한 남자야 말로 진정한 섹시 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