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다 보면 남들에겐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들이 하나씩 생기기 마련이다. 철없던 시절 저질렀던 치명적 사고나 남들에게 절대 알리고 싶지 않은 개인의 취향 등등 아무리 절친한 사람이라고 해도 고백할 수 없는 절대적인 자기만의 비밀이라는 것이 있다.
연인들이 연애를 하다보면 한 가지 착각에 빠진다. 서로에게 절대적으로 진실할 것이며, 어떠한 비밀도 없어야 한다는 착각 아닌 착각이다. 남자친구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어떠한 비밀도 없이 모든 것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여자들이 있다. 남자들도 여자의 과거에 집착하기는 마찬가지다. 왜 연인들은 모든 걸 알아야 하는 걸까?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애정의 척도라도 되는 걸까?
남자가 장가가기 전에 여자친구에게 절대 들켜서는 안 될 대표적인 비밀은 바로 통장 잔고와 컴퓨터의 비밀 폴더다. 통장 잔고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숨길 수 있다. 아무리 매너를 곱게 접어 날려 버린 여자 친구라 해도 남의 통장을 열어 보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장이란 건 얼마든지, 어디서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비상금을 숨기거나 비자금을 만들기에도 어렵지가 않다.
그렇다면 컴퓨터에 숨겨둔 비밀 폴더는 어떨까? 컴퓨터는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통장처럼 비밀자료용 컴퓨터, 과거 여친 저장 용 컴퓨터 등을 따로 준비해 분류해 두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게다가 남자라면 으레 갖고 있을 야한 동영상 폴더도 여자 친구에게 들켜서 좋을 거 하나 없는 폴더다. 이런 비밀 자료를 어떻게, 철저하게 숨길 수 있을까?
과거에는 숨김 폴더라고 해서 폴더를 안보이도록 조치할 수가 있었다. 겉보기엔 멀쩡한 업무용 컴퓨터처럼 보이지만 숨김 기능을 해제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영상물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급변하는 IT세상에서 숨김 폴더 하나로 모든 비밀을 감출 수는 없다. 검색창에 .avi를 치면 숨김 폴더건 아니건 상관없이 영상물이 쭉 검색되어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조금 여유가 있는 경우라면 슈퍼 급으로 용량을 확대해서 나오는 이동디스크에 중요한 비밀 자료들을 빼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또한 들키면 몇 년 치 잔소리가 하룻밤 만에 쏟아져 나올 것이 분명하다.
컴퓨터에 있는 자료들을 무심하게 방치했다가 큰 코 다친 사례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큰 사건은 바로 전 여자친구, 전 애인과 찍은 은밀한 사진들이다. 실제로 많은 연인들이 둘만의 시간을 기념하여 사진이나 영상물로 흔적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이럴 경우 단순히 장난이나 추억 만들기라는 명목으로 사진을 찍지만 결국 엄청난 후회와 자신의 발목을 잡히는 불상사가 생겨버리고 마는데, 물론 대부분의 이성적인 남녀라면 이별 직전 이런 흔적들을 모두 삭제하겠지만 가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자기도 찾기 힘든 숨은 폴더 깊숙한 곳에 사진과 영상을 숨겨 버리는 경우가 있다.
여자의 육감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예리하고 날카롭다. 남자친구의 컴퓨터 속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는 IT전문가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족집게처럼 찾아낸다. 물론 컴퓨터에 어떤 자료가 있는지 알고 뒤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그녀들은 어떻게 해서든 실마리를 찾아내고 결국은 지우지 못한 한탄의 동영상을 찾아내고야 만다.
이렇게 극단적인 비밀 자료가 아니더라도 남자에게는 여자에게 숨기고 싶은 자료들이 컴퓨터 속에 가득 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외장하드에 철저하게 숨긴 뒤에 아무도 발견할 수없는 곳에 숨겨두는 것이겠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세상에 절대적인 비밀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산다면 그러한 불상사는 아예 접근 조차 못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