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게 사람의 인생이라는 말이 있다. 물론 우리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삶을 살고 있지만 정확하게 지금부터 1분 후 내가 무엇을 할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내 코앞에서 벌어질 일마저 예상할 수 없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도 남들에게 확신을 하고, 약속을 한다.
‘내가 내년엔 면사포 씌워줄게, 우리 결혼하자.’, ‘지금 회사에서 3년만 버티면 서울에 작은 아파트 하나 구할 수 있어. 넌 그냥 몸만 와서 살면 돼.’ 등등. 우리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희망이라는 기대 하나를 미끼로 던져두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미래를 약속하고 있다. 이런 약속 정도는 누구나, 누구에게나 하는 그런 약속이고, 이 말이 변함없이 지켜질 거라고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약속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함께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그런 약속 들이다.
아직 장래가 정해져 있지 않은 20대의 청춘은 지금 당장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도 콧대를 하늘 높이 바짝 세우고 뭔가 확실한 것이 있는 것처럼 행동을 하며 자신의 자존감을 증명하려고 할 때가 있다. 지금 당장은 빈털터리지만 자신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무엇이든 해 줄 것처럼 자신 만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약속도 지켜야 할선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 갈 때쯤, 아니면 자신의 계획이 현실에서는 턱없이 불가능한 이상적인 꿈들로 채워져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 좌절감과 함께 숨어있던 허언증이 밖으로 표출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상은 높고 현실은 절벽이지만 옆에 있는 여자 친구에게만은 무너진 자신감을 보여주기 싫을 때, 남자는 뻔뻔한 얼굴로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이런 거짓말은 현실을 부정하는 거짓말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신이 처한 현실과 정 반대의 상황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 모르는 여자 친구는 순진하게 그 말을 사실로 알고 속을 수밖에 없다. 나중에 자신의 뒤통수를 맞은 사실을 알 때쯤이면 남자는 천에 없는 뻔뻔한 거짓말쟁이로 평생 그녀의 머릿속에 남을 것이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희망사항을 근사하게 말 하는 것은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지만 그것이 마치 지금 자신의 모습인 냥 포장하고 설명하는 것은 추하고 빈곤해 보인다. 마무리는 철저하게 비참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철들기 한참 전부터 허언은 나쁜 것이라고 배워왔다. 남자의 현실을 아는 여자라도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남자를 좋게 볼 리는 없을 것이다.
만약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여자들이 자신의 어머니만큼 넓은 마음을 가졌다면 이런 남자의 허언증을 깊은 마음으로 이해해 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여자나 남자나 그 나이 또래에는 다 비슷한 이성과 감성을 갖고 있을 뿐이다. 태평양 같은 마음보단 비온 뒤 모래사장에 물웅덩이만큼의 마음이라도 감지덕지해야 할 정도다. 사실 우리가 철이 들기 전까진 남의 상처보단 제 무르팍의 생체기가 더 아픈 법이다.
자신의 입 밖으로 뱉어지는 말들 중 절반 이상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멈출 수 없을 만큼 거짓말에 중독이 되었다면 조금 냉철하게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너무 이상적인 미래를 현실이라고 믿고 기세등등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모습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여자 친구에게 자신의 지금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없다면 6개월 후, 1년 후의 상황을 예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아무리 거짓말이 완벽한 연기자라도 현실 불가능한 거짓말을 현실로 만들 수는 없다.
<연애 속 공감대> -LJ비뇨기과- www.lju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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