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남자가 여자 속옷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정답은 딱 한가지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 속옷 속에 감춰진 성적 호기심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남자라면 당연히 여자의 속옷을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느끼고 싶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 다. 건강한 남성이라면 여자 속옷에 관심을 갖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여자 속옷을 오로지 단순한 성적 호기심 때문에 여자 속옷에 그토록 집착을 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 호기심이 해소된 후엔 더 이상 관심을 갖지 말아야 하는데, 왜 남자들은 여성의 속옷에 그토록 끈질기게 침을 흘리는 것일까?

어느 현자는 이 세상에 단답식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아무리 단순한 문제도 깊이 있게 알아보면 다 나름의 이유와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와 여자속옷의 상관관계도 조금 복잡하게 따져 볼 수 있을까?

사실 남자와 여자 속옷 사이에는 묘한 성적 호기심을 뛰어 넘는 매우 구체적인 상관관계가 숨어 있다. 바로, 과학이다. 남성 속옷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삼각팬티와 트렁크 팬티. 보통 고무줄로 되어 있는 허리부분 밑으로 면이나 땀 흡수가 잘되는 천소재로 삼각형, 혹은 사각형으로 양쪽 다리를 각각 넣을 수 있는 부분이 마련되어 있고, 고급 속옷의 경우 땀 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보조 도구가 있거나, 화장실에서 소변보기 편하게 옆쪽으로 구멍이 나 있는 것이 있다. 10여 년 전에도 남성의 속옷은 이렇게 생겼었고, 20년 전, 30년 전에도 비슷한 형태로 디자인만 조금 변형되어 속옷이 판매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자의 속옷은 어떨까? 여성의 속옷은 대략 5년 전 상품과 지금 나와 있는 상품만 비교해 봐도 엄청난 기술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모여주고 조여주고, 올려주고, 없는 것을 있게 해 주고, 쳐진 것을 보정해 주는 마법 같은 도구인 여성 속옷은 여성에 대한 성적 자극이나 호기심과는 별개로 신소재 개발이 실생활이 이용되는 가장 적절한 사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단 한 번도 여성 속옷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가져본 적 없는 남성이 있다면 한 번쯤 검색을 해보길 추천한다. 어머니의 넉넉한 브래지어가 얼마나 구시대적 유물인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여성 속옷이 얼마나 한정된 종류였는지 아마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실제로 여성의 속옷은 남성들을 흥분하게 할 만큼 기계적, 역학적, 공학적 결과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신기술이라면 저 멀리 태평양 건너의 물건이라도 사 모으고 싶은 남자들의 얼리 어덥터 정신을 생각한다면 여성의 속옷에 관심 갖지 않는 남자가 더 이상해 보일 정도다. 사실 우리가 의복이나 속옷에 인체공학이 접목된 와이어를 사용하거나 형체기억합금 같은 엄청난 과학 작품을 접목시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뭔가 공상 과학 같은 이야기고, 저 멀리 우주여행에서나 쓰일법한 신기한 물체를 여성들은 서랍에 몇 개씩 모아두고 산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자들은 아무리 이런 과학적 사실이 신기하고 재미있어도 이 때문에 여성 속옷에 관심 있다는 말을 하지는 못한다. ‘오빠, 오빤 왜 내 속옷에 그렇게 관심이 많아?’라고 묻는 여자친구에게 ‘응 너의 온도를 기억하고 형태를 잡아주는 형상기억소재에 관심이 많아서’ 라고 대답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대답을 했을 경우 이 남자는 그의 진실성을 의심 받을 뿐만 아니라 ‘여자 몸에 관심이 많아서’라고 대답한 남자보다 더 해괴한 남자로 기억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신소재 속옷에 관심이 많아도 남자는 그저 여자에게 관심이 가서, 성적 호기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성 속옷에 집착한다고 평가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