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감수성에 젖어 홀로 외로움을 달래야 하는 순간이 온다. 주위에 친구들은 많은데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이 넓은 세상에 혼자 된 느낌이 드는 순간, 우린 딱 한명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 같은 사람을 찾아 핸드폰 주소록을 뒤지게 된다.
안타깝게도 당장 현실에 닥친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는 사람은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닐 때가 많다. 때로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지독하게 외롭게 만들기도 하고, 우울증과 절망감의 원인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일 때도 있다. 이 때, 우린 과거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켜주었던 추억의 인연을 그리워하고, 지금 연인과 비교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한 번 상상을 해 보자. 지금은 새벽 한 시. 당신은 지금 막 애인과 말싸움을 벌이고 홀로 집으로 돌아왔다. 말도 안 돼는 애인의 억지로 인해 가슴에 데미지를 -10 얻은 상태다. 냉장고엔 당신의 마음을 달래줄 캔 맥주가 기다리고 있고, 라디오에선 우울한 마음을 한층 더 우울하게 만들어줄 추억의 노래가 들려오고 있다. 술은 당신의 용기를 조금 더 북돋아 주었고, 노래는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변한 당신의 마음을 송두리째 녹여 버렸다.
당신은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머릿속 깊은 곳에 저장해 두었던 옛 여자 친구를 기억해 낸다. 과거 그녀는 지금 여자 친구처럼 유치하지도, 억지를 쓰지도 않았었다. 새삼 기억해 보면 그녀에게 잘못한 게 너무 많은 것 같고 그 잘못으로 지금 여자 친구를 만난 것만 같다. 이런 완벽한 상황에서 핸드폰이 등장한다. 그리고 문자를 보낸다. ‘자니?’ 두 글자의 짧은 문자는 왠지 센치한 기분을 대변해 주는 듯 하고 옛 여자 친구에게 부담도 주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Send 키를 누른다.
이 순간 당신의 기분은 두 가지로 구분 할 수 있다. 여전히 감상에 젖어 과거 여친의 관심 어린 답 문자를 기다리는 기분과 갑자기 정신이 팍 들면서 내가 왜 그랬지 하며 문자 취소키를 핸드폰 부서져라 누르는 기분이다.
가장 찌질 한 전 남친으로 대변되는 남자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어느 날 갑자기 새벽 두시에 매우 간소한 글로 안부를 묻는다는 것이다. 속어로는 일명 ‘두시의 똥차’라고 불리는 이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몸서리쳐질 만큼 끔찍한 존재들이다.
일단 보통 일반 직장을 다니는 여성들은 새벽 2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잠이 들어야 할 시간이다. 새벽 두시에 기분 좋은 문자로 잠에 깨도 기분이 나쁠 정도인데 과거의 남자친구의 성의 없는 문자 몇 줄에 잠에서 깬다면 그날 일진은 물론 심할 경우 일주일 내내 피곤에 시달려야 한다.
남자는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낼 때 최대한 간결하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최대한 잘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문자를 보내는 것도 귀찮지만 두 번 세 번 보내는 건 더 끔찍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좀 다르다. 한 번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적어도 다섯 번 이상 안부를 전하고 한두 번의 용건을 전한 뒤 약 열댓 번의 인사문자와 아쉬움의 문자를 보낸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건 새벽 두시 쯤 과거 연인에게 짧은 안부문자를 보내는 것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찌질이 똥차 인증일 뿐이다.
헤어진 연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배려는 과거를 완전히 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대방의 밝은 미래를 위해 기도해 주는 모습이다. 좋은 추억으로 남았던 과거의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날아온 문자 한 마디로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이것저것 계산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면 오늘 당장 머릿속에 저장 되어 있는 과거 연인들의 전화번호를 모두 리셋 해 버리도록 하자.
<심리를 알면 사랑이 보인다.> -LJ비뇨기과- www.lju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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