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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 칼럼
여자의 실루엣을 여실히 비추는 드레스
최초작성날짜 : 2011-08-01 09:51:22, 글자크기   

인간이 가장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선 3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가 필히 준비 되어야 한다. 밥을 먹지 않으면 삶을 유지할 수가 없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이 없으면 동물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옷’이 아닐까 싶다. 몸을 외부로부터 지켜주고 추위와 더위에서 보호해 주는 옷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가 아닌가 싶다.

여자가 가장 섹시하게 보이는 옷은 어떤 옷일까? 중요 부위만 살짝 가린 세미 누드? 혹은 보일 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입은 미니스커트? 한 여름 무더위를 피해 간단히 민소매 티셔츠에 짧은 핫팬츠를 입은 여성들을 보면 보는 사람마저 시원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섹시하게 보이기 위해 과도한 노출을 한 의상은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진 않는 듯하다.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서 여배우가 입었던 가장 섹시한 옷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순위에는 타이트하게 꽉 조인 손바닥만 한 비키니도 있었고, 옷을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 모를 만큼 파격적인 패션도 있었다. 하지만 1위를 차지한 옷은 얼핏 보기엔 맨살이 거의 보이지 않는 마릴린 먼로의 실루엣 드레스였다고 한다.

흑백 사진으로 남은 마릴린 먼로의 실루엣 쥬얼리 드레스는 보는 사람의 마음을 철렁 내려놓게 만들 만큼 섹시함을 품어 낸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평범한 이브닝드레스처럼 보일 수도 있다. 드레스의 실체를 보면 누구나 그 화려함에 놀라게 된다. 무려 3천여 개의 인조 다이아몬드와 얇은 실로 만든 드레스로 가까이에서 보면 여인의 실루엣을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드레스의 섹시함은 속살이 비춰 보인다는 데에서 끝나지 않는다.

마릴린 먼로의 드레스의 특징은 바로 전체적인 실루엣이다. 그녀의 아찔한 허리와 힙 라인, 심지어 가슴의 굴곡마저 여실하게 나타나는 이 드레스는 마치 바람 부는 날 얇은 비단을 걸친 것처럼 몸의 라인을 보여주고 있다. 반짝이는 보석으로 한 번 시선을 빼앗겼다면 마릴린 먼로의 굴곡진 라인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고 한다.

사실 이 드레스에는 유명한 일화가 하나 남아 있다. 마릴린 먼로가 이 과감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곳은 다름 아닌 케네디의 생일 축하 파티 장에서였다. 당시 케네디와 먼로의 스캔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뉴스거리였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공식석상에서는 함께 있는 장면을 연출한 적이 없었다. 생일 전날 밤, 케네디는 먼로와 만나 진한 사랑을 나눴고, 먼로에게 딱 한 가지 부탁을 하게 된다. 제발 생일 파티 장엔 오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었다. 아무리 대놓고 바람을 피우는 케네디라도 그에겐 아내 재클린이 있었고, 가족들도 있었다. 공식 생일파티에 먼로가 나타나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먼로는 케네디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켰고, 케네디는 자신의 생일 파티를 위해 그녀를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생일 당일. 파티 장은 전 세계의 유명 인사들과 정치계 인사들로 가득 찼고, 케네디는 아내 재클린과 함께 오붓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바로 그 때였다. 파티장 입구에서 온 몸을 다이아몬드로 치장한 마릴린 먼로가 특유의 뇌쇄적인 표정을 하고 단상으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먼로는 천천히 마이크가 있는 무대 중앙에 섰고,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생일 축하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파격적인 의상은 파티 장에 와 있던 어느 여성들보다도 화려했고, 눈에 띄었으며, 케네디의 곁을 지키던 재클린의 단정한 옷과는 매우 대조가 되었다.

이런 역사적 스토리를 가진 드레스는 영국의 한 경매장에서 원가의 수십 배에 달하는 1억 5천만 원에 팔렸다. 인간의 기본 조건인 옷이지만 어느 장소에서 누가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천차만별로 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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