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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 칼럼
루마니아에 나타난 여인의 혼령 1
최초작성날짜 : 2011-07-27 09:55:08, 글자크기   

남녀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는 과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는 이 자연스러운 사랑의 조화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마음처럼 나를 사랑해주는 일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서로 연인사이라 해도 늘 누군가는 짝사랑을 하고 있고, 누군가는 받은 큼 사랑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한 철학가는 인간이 가장 불행할 수 있는 순간이 바로 어떠한 대가도 기대하지 못하는 짝사랑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라고 말한다. 한 사람의 마음은 이미 사랑의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는데 상대방은 벙어리 냉가슴처럼 써늘하니 이 둘의 만남은 결국 파멸과 이별로 결론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역사 속에 남겨진 권력가의 야망과 분노, 질투로 눈먼 폭군들은 그 바탕에 이뤄지지 못했던 사랑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았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은 한 나라의 운명을 바꿀 만큼 괴로운 일이었다.

드라큘라의 도시로 유명한 루마니아에서 있었던 끔찍한 짝사랑 이야기가 있다. 루마니아 브라일라시의 아슬란 거리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공산당의 본부로 사용되었던 고건물이 한 채 있다. 지금은 흉물스러운 폐가로 남아 있는 이 건물은 사실 전 세계가 전쟁으로 황폐화 되고 혼란에 빠져 있던 시절 정치범들에 의해 선량한 시민들이 고문당하던 장소였다.

사람들은 이 폐가에 전쟁 당시 처형당한 한 많은 원혼들이 남아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나기 훨씬 전 이 건물에서 살해당한 여인의 한이 전쟁당시 사람들을 미치광이로 만들었다고 믿고 있다.

루마니아가 훨씬 더 평화로웠던 시절, 브라일라시에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아가씨가 살고 있었다. 마을의 자랑이었던 이 아가씨는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운 성품을 갖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하늘에서 내린 천사라고 부를 만큼 그녀를 사랑했으며, 그녀 역시 이런 이웃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특히 그녀의 어머니는 어떻게 해서든 그 화려한 외모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욕심을 갖고 있었다. 어느 날, 그리스에서 유명한 상인이 루마니아를 찾아오는 일이 있었다. 나이가 60이 넘은 이 상인은 장년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지를 돌며 돈을 벌고 여자를 만나는 그런 부류의 남자였다. 여인의 어머니는 상인을 보는 순간 이 사람이야말로 자신의 신분상승을 도와줄 유일한 남자라고 판단했다.

여인의 어머니는 아직 스무 살이 되지 않은 어린 딸을 상인에게 선보였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상인의 마음을 한순간에 매료시켰고, 상인은 값비싼 보석과 돈을 주며 여인을 자신의 아내로 만들어 버렸다.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성대한 결혼식을 지켜보았다. 끔찍한 첫날밤이 지나고 자신보다 서너 배나 늙은 남자의 아내가 된 그녀는 그 때까지만 해도 모든 욕심을 버리고 평생 그의 아내로 살 결심을 하고 있었다. 이미 결혼식은 끝났고, 그녀는 아무리 싫어도 상인의 아내가 된 몸이었다. 늘 꿈꾸던 완벽한 남편은 아니었지만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려고 노력했고, 그녀 역시 남편의 사랑받는 아내가 되고자 했다.

하지만 상인은 늘 의심을 하고 있었다. 아니, 상인은 처음부터 사랑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 남자였다. 아름답고 어린 아내는 그저 자신의 과시욕을 표출하는 방법일 뿐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한 것도 아니었다. 둘의 불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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