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조금만 유명한 사람들이 결혼을 해도 금세기 최고의 결혼식, 세기의 커플 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는다. 헌데 얼마 전 진짜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세기의 커플의 금세기 최고의 결혼식이 열렸다. 장소는 영국의 웨스턴 민체스터 성당. 주인공은 대영제국의 왕위계승 2순위에 빛나는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양(지금은 공작부인)이었다.

영국 로열패밀리에서 서민출신의 왕세손이 나온 것은 350년만의 처음 있는 일이고, 왕실의 혼사는 30년 전인 1981년 고 다이에나 비와 찰스 황태자의 결혼 이후 처음이었다. 영국과는 조금 멀리 떨어진 우리에게는 이들의 결혼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았는지 실감하지 못할 수 있다. 그들의 결혼식은 전 세계로 생중계 방송을 했고, 무려 20억 명이라는 가늠조차 못할 숫자의 인구가 TV앞에서 그들의 로망이자 꿈의 왕자님이었던 윌리엄의 결혼식을 눈물로 지켜봤다고 한다.

영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왕실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 나라다. 오죽하면 왕세자비가 파파라치를 피해 도망가다가 사망했을 정도로 왕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너무나 넘쳐흐른다. 만약 우리의 마지막 왕실이었던 대한제국이나 조선 왕실이 지금까지 이어졌다면 영국 로열패밀리들이 국민들의 열렬한 관심에 치여 사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던 윌리엄 왕세자는 누구보다 파파라치에게 내성이 강한 인물이다. 그에겐 파파라치라는 존재가 수행원처럼 늘 따라다녔고, 어린 시절 꽃미남으로 전성기를 날릴 땐 그의 사진이 인터넷과 해외토픽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등장을 했을 정도였다. 그에겐 잘생긴 얼굴이 발목을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제로 영국 왕실로 그에게 청혼하는 편지만 하루에 수백 통이 날아올 정도였다고 하고, 그의 결혼식이 진행되던 성당 앞까지 웨딩드레스를 입고 제발 마음을 돌려 달라고 외치는 소녀 팬들이 장사진을 이뤘다고 한다.

비록 세월 앞에 그의 미모는 퇴색되어 갔지만 그는 또 다른 스캔들로 전 세계의 이목을 되찾아왔다. 바로 지금의 그의 아내이자 무려 10년의 연애를 한 케이트 미들턴의 등장 때문이었다. 케이트는 그저 중산층의 부유한 집안에서 어려움 없이 커왔던 평범한 여학생이었다. 파파라치의 사진을 보고 신기해할망정 자신이 파파라치의 피조물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던 순수한 여인이었다.

영국의 언론과 가십들은 자신의 왕세자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영국여인들은 케이트를 얄미운 불여우쯤으로 취급했고, 가십 잡지에서는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녔다. 이런 익숙하지 않은 생활은 그녀에게 고 다이에나 비의 고통을 고스란히 물려받게 하였고, 아무리 왕실에서 제지를 하고 부탁을 해도 파파라치의 카메라는 그녀가 지나가는 길목마다 나타나 괴롭히기 시작했다. 실제로 윌리엄과 케이트는 이런 언론의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 한차례 이별을 겪기도 했다.

윌리엄이 공군에 입대하고 케이트가 고무신 신세가 되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할 때의 일이었다. 그녀는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차에 올라타 차가 출발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파티를 마친 그녀의 의상은 짧은 미니 원피스 차림이었고, 파파라치는 차 앞 유리에 매달려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케이트가 의식을 할 수도 없었던 순간, 사진 속에는 그녀의 짧은 원피스 속이 훤히 찍히게 되었다. 다음날 가십 잡지에 커버를 장식하는 대대적인 사건이 터진 것이었다. 이런 케이트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젊은 나이의 청춘을 즐기던 윌리엄은 여자 친구에게 소홀해지게 되고, 둘은 잠시의 이별을 겪게 되었다.

우리는 하물며 연애를 하다가 부모님에게 들켜도 연애의 어려움과 불편을 느끼게 된다. 누군가가 우리의 관계를 알고 있고, 어떻게 하면 둘의 불행이나 가십을 캘 수 있을까 관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애를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