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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 칼럼
패륜아를 키운 신분상승 욕구
최초작성날짜 : 2010-12-31 09:40:46, 글자크기   

계급이 존재하는 한, 신분상승의 욕구는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다. 폐쇄적인 신분제도를 갖고 있었던 조선의 경우, 이런 욕구는 특히 심했었다. 반상(班常)의 개념이 뚜렷했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그 틀을 깨기 어려웠던 시대였으므로 천민계급은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해 투쟁을 불사하기도 했다. 조선 성종 때 이렇게 척박하고 황폐했던 시대적 배경을 거스르려는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바로 천민의 신분으로 관리의 첩이 된 아강지였다. 그녀는 자신의 과도한 욕심 때문에 사랑했던 사람에게서 목숨을 잃고 말았는데, 과연 그녀에게는 어떤 일이 있어났던 것일까.

아강지의 본 남편은 아들 ‘영산’을 낳자마자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재빨리 재취 자리를 구했다. 중매를 선 이들에게 그녀는 양반집 첩 자리를 부탁했다. 아강지는 신분상승의 꿈이 있었다. 하나뿐인 아들을 천민의 신분으로 만들 수는 없었던 것이다. 양반집 첩실로 들어가면, 아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과거를 보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미 아이도 낳은 아강지를 받아줄 대갓집은 없었다. 결국, 그녀는 동네 생원 김가완의 첩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하급관리였던 김가완은 외지 근무가 많았다. 게다가 그는 경제 능력이 없어 늘 살림이 궁핍했다. 과부의 삶보다 전혀 나을 것 없는 세월을 보내면서도 아강지는 아들 영산의 글공부에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영산은 애초부터 공부에 흥미가 없었다. 김가완이 적극적으로 교육시켜도 영산의 실력은 늘 제자리였다. 김가완, 아강지, 그리고 영산마저 지쳐가기 시작했다. 영산은 끝없이 펼쳐진 어머니의 욕망이 두렵고 무서웠다. 자신에게 거는 기대가 소름끼치도록 싫었다. 영산의 심중에는 어미에 대한 반감과 미움이 생겨나고 있었다.

영산이 열여섯이 되었을 때, 김가완은 남포 훈도로 발령을 받아 떠나게 되었다. 아강지는 아들을 남겨둔 채 남편을 따라 임지로 떠났는데, 그녀는 그곳에서 아들의 신붓감을 골라볼 요량이었다. 이미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동네에서는 제대로 된 색싯감을 고를 수 없다는 계산이 있었던 것이다. 집안 좋고 참한 색싯감을 물색하던 중, 적당한 처자를 골라 결혼준비를 시작한 아강지는 인편을 보내 영산에게 남포로 건너오라고 일렀다. 하지만 영산은 결혼 생각이 없다며 오지 않았다. 결국, 아강지가 열심히 준비했던 혼사는 어그러졌고, 모자(母子)는 마주칠 때마다 으르렁 거리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결국, 영산은 장사나 하겠다며 집을 나갔다. 

영산이 집을 나간 후에도 아강지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아들이 좀 더 크고 세상을 돌아다니다보면 어미의 욕망을 자연히 이해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신분’이라는 것이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스스로 깨달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이 믿음은 얼마 못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집에 들른 방물장수가 영산이 이웃집에서 종살이 하던 영비와 함께 살고 있다고 아강지에게 알려준 것이다. 그 길로 아강지는 영산의 집을 찾아갔다. 아들의 옆에 선 영비를 보자, 아강지는 피가 거꾸로 솟았다. 어디 여자가 없어 종가 함께 사느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영산도 지지 않고 어미에게 대들었다. 둘의 싸움은 날이 저물도록 계속됐다.

아들에게 쫓겨나듯 밀쳐져 집으로 돌아온 아강지는 분한 마음에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기껏 종의 남편이 되라고 지금까지 고생했나 싶었다. 밤늦도록 잠이 들지 않아 뒤척이던 아강지, 그러나 그녀는 새벽녘에 칼부림이 난 사체로 발견되었다. 아강지 사건을 형조에 신고한 사람은 다름 아닌 아들 영산이었다. 하지만 형조는 그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도적들에게 당했다고 보기에 아강지의 상처가 너무 깨끗하고 가지런했던 것이다. 집안에서 사라진 물건도 없었다. 마을 사람들 모두 예전부터 영산이 어미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그는 의금부로 압송되었다.

결국, 아강지를 칼로 찌른 사람은 아들 영산으로 밝혀졌다. 사건의 보고를 받은 성종은 아연했다고 한다. 어떻게 자식이 부모를 죽일 수 있느냐고 대신들에게 반문할 정도로 성종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충격적인 사건은 영산이 시가지에서 능지처참 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이 사건은 신분 간의 벽을 높이 세워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소외시킨 조선의 제도 안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끊임없이 위로 오르려는 어미와 거기서 벗어나려고 하는 자식의 싸움.

제도로써 명백히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현재도 사회적 위치에 따른 ‘신분’의 개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사회 분위기를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 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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