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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 칼럼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여인, 기오
최초작성날짜 : 2010-12-01 09:51:50, 글자크기   

수많은 미인들이 자신의 능력과 미모로 권력을 잡은 이야기는 너무나도 많다. 그들은 미모로 황후의 자리에 오르기도 하고, 황제를 폐위시키기도 하며, 왕을 자신의 치마폭에 두고 쥐락펴락한다. 이런 역사 속 미녀들은 하나같이 표독하고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삶을 살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자신을 대신할 새로운 미녀의 등장이 두려웠으리라. 미의 기준은 끊임없이 변하고, 불과 10년 전에 최고의 미인으로 칭송받던 여인이 현재는 미의 기준과 멀어져 있기도 한다. 그러므로 제 아무리 당대 최고의 미인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뒤를 이을 새로운 미인의 등장이 두려운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일본의 기오(祈王)라는 여성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름다움 때문에 모든 권력과 재물을 얻었다가 새로운 여인의 등장으로 역시나 의지와 상관없이 모든 것을 잃은 인물이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읜 그녀는 어머니에 의해 당시 유행하던 ‘시라뵤시(白拍子)’가 된다. 시라뵤시는 헤이안 말기에 유행한 가무의 일종으로, 술자리가 벌어지면 그곳에 나가 춤을 추어 수입을 챙기는 일이었다. 춤에 소질이 있던 기오는 열여덟의 꽃다운 나이와 뛰어난 미모로 금세 유명해졌다. 그녀의 이름은 당시 최고 권력자인 다이라 기요모리의 귀까지 들어가고, 그는 술자리에서 춤을 추는 기오를 보고 한 눈에 반한다. 바로 기오를 첩으로 삼은 그는 매월 쌀 100석과 은 100관을 주며 그녀에게 대저택을 마련해주었다. 재주를 팔아 돈을 모으던 그녀의 삶이 완벽하게 뒤집힌 것이다.

기오에게 푹 빠진 기요모리는 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들어주었다. 많은 여인들이 한순간에 뒤바뀐 운명의 기오를 부러워했으며, 기오처럼 되기 위해 시라뵤시의 길로 접어든 이들도 많았다. 그렇게 3년이 지나자, 기오의 뒤를 잇는 여인이 나타났다. 기오의 한창 때보다도 두 살 어린 열여섯의 호토케(佛)는 용모도 아름답고 무엇보다 가무에 뛰어났다. 어리고 당돌했던 호토케는 부르지도 않았는데 기요모리의 집을 찾아간다. 하지만 부르지 않았는데 예의없이 찾아오 호토케의 태도에 크게 노한 기요모리는 그녀를 집에 들이지 않고 쫓아 보내려고 했다. 그러자 기오가 나서서 가무는 보지 않더라도 얼굴은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기요모리를 설득했다. 후에 이것은 기오의 큰 실수가 되고 만다.

기오의 설득으로 호토케를 불러들인 기요모리는 그녀에게 노래를 불러보라 일렀다. 차분히 노래를 시작한 그 노랫소리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모두 숨을 죽였다고 한다. 그만큼 호토케가 노래를 잘했던 것이다. 노래가 끝나자, 기요모리는 춤도 춰보라 일렀고 호토케는 머리칼을 휘날리며 아름다운 춤사위를 선보였다. 그녀를 가만히 지켜보던 기요모리는 호토케를 자신의 옆자리에 앉히겠다고 선언했다. 그제야 기오는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건 호토케도 마찬가지였다. 호토케는 춤을 멈추고 그대로 엎드려 기오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기요모리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기오가 걸리면, 기오를 쫓아내면 된다’고 했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기오는 아무것도 지니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처음 호토케를 그냥 보내려고 했던 기요모리를 그냥 두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몇 번이고 자책을 했지만, 기오의 마음속에 싹트는 배신감은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기요모리는 기오에게 보내던 월 쌀 100석과 은 100관을 호토케의 집으로 보냈고, 기오는 정말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기요모리의 망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호토케가 심심할 것 같으니 기오가 와서 흥을 좀 돋우라는 전갈을 보낸 것이다. 기오는 이 전갈을 듣고 죽을 결심을 했다. 하지만 이 결심은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권력자인 기요모리의 명을 거절하면 사는 집에서도 쫓겨날 것이라며 눈물로 호소한 것이다. 결국, 기오는 기요모리의 집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 기요모리는 물론 호토케도 지켜보고 있는 자리였다. 처연하게 슬픈 가락을 뽑아내는 기오의 목소리에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기요모리도 더 이상 기오를 놀리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기오는 그길로 머리를 깎고 비구니가 되었다. 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따라 어머니와 여동생도 머리를 깎았다. 그들은 대저택을 나와 산속에 암자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정성을 다해 염불을 했다.

마음속의 헛된 욕심이나 미움을 다 잊고 염불을 한 지 일 년이 지난 어느 날, 누군가 암자로 찾아왔다. 찾아올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기오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는데, 그 앞에 선 사람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사람은 바로 호토케였던 것이다. 그동안 호토케 역시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는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기오를 따라 비구니의 삶을 택한 호토케를 기오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권력을 쥐고 흔들었던 다른 역사 속 미인들에 비해 기오는 한없이 착하고 여렸던 듯하다. 안타까운 것은 그 착한 마음이 그녀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는 사실이다. 역사 속 미인들이 가진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표독스럽고 악독하게 변해야만 했던 것은 어쩌면 아름다움을 지님으로 해서 얻어진 그녀들의 운명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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