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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 칼럼
기생 홍랑의 애절한 사랑
최초작성날짜 : 2010-12-20 09:43:51, 글자크기   

남녀 간의 육체적 사랑이 아닌 순수한 정신적 사랑을 플라토닉 사랑이라고 한다. 필자는 철학적 개념을 떠나, 정신적 교감이 어우러져 사랑의 감정이 피어나 오래도록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사랑을 그것이라 믿고 싶다. 조선의 기생, 홍랑이 보여준 사랑처럼 말이다.

시의 기생은 천민이었지만, ‘여악’이라 불리며 양반계층과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었다. 기녀들은 관에서 주최하는 연회에서 악기를 타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춰서 양반들의 여흥을 돋아야 했다. 술이 몇 순배 돌면 자연스레 나오는 정치판에 대한 이야기에도 적당히 맞출 수 있어야 했던 그녀들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실력을 쌓아야 했다. 그래서 관동지방 기녀들은 정철의 관동별곡을 잘 불렀고, 함흥의 기녀들은 용비어천가를 잘 읊었다고 한다. 어쩌면 이들의 노력으로 전통예술이 온전히 보존되어 온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조선 선조 때 함경남도 홍원의 관기였던 홍랑은 가무보다 시조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관청에서 주최하는 연회를 통해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와 능력이 인정받던 어느 날, 그녀는 당대의 시인이자, 조선중기 8대문장으로 불리던 최경창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과거 급제 후 함경북도 경성에 평사로 부임해 가면서 홍원에 잠시 머물렀는데, 그때 홍랑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시문을 주고받으며 정신적 교류를 나누게 된 둘은 마음 속 깊이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게 되었다. 당시 최경창의 나이 서른넷, 그는 유부남이었다.

최경창은 홍랑을 부임지인 경성으로 데리고 가고 싶었다. 하지만 관청에 소속된 관기는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최경창은 홍랑을 홍원에 남겨두고 부임지로 떠났다. 이에 홍랑은 스스로 남장을 하고 그를 뒤쫓아 경성으로 향했다. 자신을 쫓아온 그녀를 다시 돌려보낼 수 없었던 최경창은 그렇게 그녀와 꿈같은 동거를 시작했다. 6개월 남짓 시간이 흐르자, 최경창의 소임이 끝났고, 그는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 했다. 짧지만 행복했던 시간을 뒤로 하고 최경창이 떠나는 길에, 홍랑은 그 유명한 연시 ‘묏버들 가려 꺾어’를 지어 준다.

홍랑의 곁을 떠나온 탓일까. 서울로 돌아온 최경창은 이듬해 봄에 병으로 몸 져 누워 겨울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홍랑은 칠일 밤낮을 걸어 서울 최경창의 집으로 찾아온다. 1년 반 만에 만난 연인의 애절한 상봉이었다. 하지만 홍랑의 이런 고생은 둘의 이별을 재촉하고 말았다. 외부 기생이 최경창 집에 들어와 산다는 이야기가 조정에 퍼져 최경창이 파직을 당한 것이다. 당시 조정은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서로에게 흠집을 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시기였고, 때마침 명종 왕비인 인순왕후의 국상 중이었다. 이에 최경창은 파직되었고, 홍랑은 함경도로 돌아가야 했다. 두 번째 이별 때는 최경창이 홍랑에게 시 두 수를 지어줬다.

이렇게 헤어진 연인은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 최경창이 평생을 변방의 한직으로 떠돌다 마흔 다섯의 젊은 나이로 객사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연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홍랑은 스스로 자신의 아름다운 얼굴을 칼로 그어 상하게 하고, 파주로 달려왔다. 최경창의 무덤 옆에 움막을 짓고 3년간 수묘생활을 한 그녀는 그동안 세수도 하지 않고 머리도 빗지 않았다고 한다.

홍랑의 지극정성에 감동한 해주 최씨 문중은 그녀가 죽은 뒤 장사를 지내주고 최경창의 묘 아래에 무덤을 만들어줬다고 한다. 천한 기생으로 언제 태어났는지도 알 수 없는 그녀가 마음 다해 한 남자를 사랑함으로써 양반가의 인정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밝혀진 기록에 의하면, 최경창과 홍랑의 사이에 아들 하나가 있다고 한다. 이에 진정한 플라토닉 사랑이 아니라고 반박할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그 둘이 나눈 사랑은 시문을 주고받으며 얻은 정신적 교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멀리서 죽은 연인의 소식에 스스로 자해하여 거리의 꽃임을 버린 홍랑의 사랑은 정신적 교감이 어우러져 사랑의 감정이 피어나 오래도록 마음을 따뜻하게 한 플라토닉 사랑의 결정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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