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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이렇게 여장을 하게 되었다.
최초작성날짜 : 2010-11-29 09:23:51, 글자크기   

최초로 자신의 성(性)을 바꿔 생활한 사람은 프랑스의 귀족이었다. 데옹 드 보몽은 평범한 남자아이로 자라났다. 그는 남자답지 않은 화려한 외모와 여성스러운 선을 갖고 있었다. 보몽이 여장을 한 이유는 숨겨진 성적 욕망이 아닌 왕의 명령 때문이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암기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파리의 마자랭 대학을 졸업한 보몽은 파리의 회계 관리관으로 일하다가 프랑스 왕 루이 15세의 직속 비밀기관에 들어가게 된다. 루이 15세는 의심이 많은 왕이었다. 그는 직속 부하까지 믿지 못했기 때문에 직접 선별한 비밀 경호원들을 곁에 두고 신하들의 외교정책을 몰래 감시하곤 했다. 보몽은 바로 이런 감시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는 비밀기관에서 스파이 활동에 대한 치밀한 교육을 받게 된다. 데옹 드 보몽은 루이 15세가 인정한 최고의 스파이였다. 그의 최대 무기는 바로 감쪽같이 여자로 변장하고 비밀리에 잠입하는 것이었다.

당시 루이 15세는 프랑스와 러시아 사이에 협정을 맺고 싶어 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미 영국과 동맹을 맺고 있었다. 러시아의 친영세력들은 프랑스와의 협약을 막고 있었다. 보몽은 자신의 장기인 여장으로 러시아 왕실의 사교계에 접근을 했다. 신비한 프랑스 왕실의 뒷이야기들과 야사들은 엘리자베타 여제의 환심을 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드디어 성공적인 교섭을 이끌어낸 보몽은 러시아가 영국과의 동맹을 깨고 프랑스와 국교회복을 원한다는 친필 문서를 받아내고 만다. 하지만 아쉽게도 협약을 맺은 얼마 뒤 엘리자베타 여제가 사망하고 다시 프랑스와 러시아는 멀어지고 만다.

이제 러시아와 교류가 불가능하게 된 루이 15세는 영국과 직접 화해를 꾀한다. 보몽의 다음 활동은 영국에 잠입해 영국 왕 조지 3세의 기밀문서와 영국 사교계 진출이었다. 그에겐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었다. 프랑스 왕실에서 나오는 비용으로 화려한 드레스를 사고 값비싼 보석들로 치장해 영국 사교계에 진출했다. 그의 외모와 외교능력을 발휘해 단숨에 영국 왕이 주체하는 사교모임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성별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완벽한 여장을 했고 심지어 여자보다 더 아름답고 화려한 외모를 자랑했다. 성공적으로 조지 3세의 영국, 프랑스 평화 협정서를 받아낸 그는 프랑스 파리로 되돌아가게 되고 루이 15세로부터 기사 칭호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보몽에겐 루이15세의 친필 서명이 적힌 프랑스 비밀문서들을 모두 모아놓고 있었다. 루이 15세에게 이 문서들은 눈엣 가시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모든 문서를 봉쇄하고 영국에 머물 것을 명령받는다. 루이 15세는 이제 보몽을 죽이기 위해 청부 살인을 고용한다. 하지만 이미 수십 년 동안 스파이활동을 한 보몽이 쉽게 죽을 리 없었다. 프랑스에서 자신의 목숨을 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보몽은 영국에서 프랑의 왕실의 비밀문서를 폭로해버리고 만다.

머지않아 루이 15세는 세상을 뜨고 루이 16세가 그 뒤를 따르게 되었다. 루이 16세로부터 프랑스로 돌아 올 것을 명령받은 그는 드디어 모국 땅을 밟지만 평생 여장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명령도 함께 받고 만다. 이제 더 이상 남자로 살 수 없게 된 보몽은 파리의 사교계의 꽃이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소문을 듣고 찾아 왔고 그의 성별을 두고 내기를 하기도 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를 위해 특별히 드레스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아름다운 여인의 몸을 하고 있었지만 검술에 능한 기사이기도 했다. 두꺼운 드레스를 입고 칼을 휘두르며 남자다운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남성들의 여성 모방, 성 도착을 뜻하는 에오니즘은 바로 보몽에게서 유례 되었다고 한다. 남자의 몸이지만 여자의 옷을 입고 여자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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