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크기 때문에 방송 그만둔 G컵 아나운서
가슴 사이즈가 큰 여성이 미디어에서 환영 받지 못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작은 가슴을 선호하는 남녀도 있지만, 여전히 큰 가슴이 ‘대대익선’임을 주창하는 남성들과 글래머러스한 몸매, 특히 풍만한 가슴에 자신감을 느끼는 여성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TV 방송이나 영화계 등 영상 분야에서도 특별한 예외가 있거나 지나치게 크지 않다면, 작은 가슴보다는 큰 가슴을 가진 여성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른바 ‘그림이 나온다’ 는 이유에서이다. 이렇다보니 가슴축소수술보다는 가슴확대수술이 더 성행하고, 방송에 나오는 연예인 등 남성들이 키를 늘리기 위해 거의 모두가 신발에 넣는 깔창처럼 여성들의 ‘가슴 뽕’도 희귀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바로 그 가슴 크기 때문에 악플(악성 댓글)과 루머에 시달리고, 결국 일터였던 방송국까지 그만두어야 했던 여성이 있다면 어떨까?
가슴 크기가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르게 된 이 여성은 일본 공영방송인 NHK의 간판 아나운서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7년이나 오키나와에서 뉴스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그녀는 2015년 3월 끝내 퇴사를 하게 된다. 사직 이유는 ‘너무 큰 가슴’. 그녀는 ‘가슴 때문에 아무 일도 못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가슴의 크기가 뉴스 진행 능력과 무슨 관련이 있겠냐 싶겠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뉴스 진행을 시작한 이래 십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일부 시청자의 항의와 성희롱에 가까운 악플, 끊임없는 루머에 시달려야만 했던 것이다. 공영방송인데다 아침 뉴스였기 때문에 노출이 거의 없는 정장 위주의 의상을 입었지만, 95cm, G컵의 가슴은 옷으로 가린다고 작아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여러 가지로 시달려, NHK 아침 뉴스 아나운서에게 ‘G컵 아나운서’ 라느니, ‘파인애플 가슴’ 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귀여운 수준이었다. 뉴스 진행자의 가슴이 너무 커서 아침 시간에 청소년들이 보기에 불편하다고 항의하는 학부모들도 있었고, ‘가슴만 보여서 무슨 뉴스를 읽는지 들리지 않는다’, ‘낮에는 아나운서, 밤에는 무슨 일을 할까?’ 등의 짓궂음을 넘어선 악성 댓글에다 그녀가 가슴 덕분에 공영방송 아나운서 자리를 꿰찼으며 높은 사람에게 계속 성 접대를 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루머까지 퍼질 정도였다.
결국 그녀는 심해지는 루머와 악플을 견디지 못하고 NHK를 그만두어야만 했다. 그녀가 방송국을 퇴사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이를 두고도 열띤 찬반 논란이 일어났다. 그녀의 가슴 때문에 아침 뉴스를 챙겨 본다던 ‘팬’들은 그녀가 복직되기를 바랐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이 원해서 사직서를 낸 것이기 때문에 NHK 측은 별 도리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이 G컵 아나운서가 NHK를 그만두고 새로이 택한 일 때문에 전 일본은 물론 해외까지 들썩거리게 되었다. 그녀는 본격적으로 모델로 전향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한술 더 떠 사진집까지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가슴 때문에 아무 일도 못한다더니 드디어 할 일을 찾았다’ 고 비아냥거리는 의견도 있었고, ‘루머 때문에 괴로워할 때는 언제고 가슴을 이용한 사진집을 내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다’라고 비난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비키니나 누드 사진을 찍은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노출만 있는 사진이라도 그녀의 가슴이 워낙 크다 보니 충분히 섹시 화보집처럼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누구에게나 직업의 자유가 있다. 그녀가 직업을 바꾼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이므로 남이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그녀는 ‘직업에 어울리지 않는 가슴을 가진 여자’ 라는 손가락질을 더 이상 받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