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순간의 사고로 변태가 되어버린 여자
우리 속담에 ‘공든 탑이 무너지랴’ 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때로는 의도치 않은 한 번의 사고로 공든 탑이 무너져 산산조각이 되는 일도 있다. 몇 년 전 한 사람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한 방화로 600년간 서울 한복판을 지키고 있었던 남대문이 한 줌의 재로 전소되어 버린 일처럼.
이처럼, 상위 2%에 들 만큼 성적도 좋고 장래가 촉망받던 여학생이 한 번의 사고로 돌이킬 수 없는 인생길로 접어들었다면 어떨까? 살아남았지만 마치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 것과도 같은 변화를 겪은 채로, 그것도 자신의 잘못도 아닌 다른 사람이 원인을 제공한 사고 때문에 말이다.
캐나다에 사는 한 20대 여성은 어린 시절부터 영재 소리를 듣던 똑똑하고 야무진 아이였다. 고등학생이 되자 빼어난 미모, 우수한 성적, 비상한 두뇌와 지적 능력을 뽐내며 학교와 집안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그녀는 캐나다 내에서 가장 좋은 대학교는 물론 미국 아이비리그까지도 넘볼 수 있을 만큼 성적이 좋았고, 뛰어난 두뇌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씨로 친구도 많고 지역 내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는 소녀였다. 그녀를 아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그녀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고, 가족, 친구 모두가 그녀를 사랑하고 아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일이 일어나고 만다. 이혼한 엄마의 새 남자친구가 모는 차를 타고 가던 그녀는 운전자의 부주의로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한다. 이 사고로 그녀는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다. 그녀는 온 몸에 모두 고루 부상을 당했지만 그 중 손상이 가장 심한 것은 그녀의 뇌였다. 그리고 바로 이 뇌손상 때문에 그녀는 마치 다시 태어난 것처럼 완벽하게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고 만다.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살아 돌아왔지만, 그녀의 삶은 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첫 번째 변화는 그녀의 입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생전 욕이라고는 전혀 하지 않고, 거친 말도 싫어하던 그녀가 툭하면 심한 욕설을 내뱉기 시작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녀가 사고 후유증 때문에 잠시 예민해져서 그런 줄 알았던 가족과 친구들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심해지는 그녀의 욕설 때문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욕설뿐만이 아니었다. 짜증스러운 상황에서 한두 마디 내뱉던 욕설이 완전히 일상화되고 나자 이번에는 분노 조절을 하지 못하고 물건을 부수거나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 행동거지마저도 망가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사고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세 번째 변화는 가장 극적이고도 심각했다. 그것은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생활 태도, 특히 성적인 부분에서의 심각한 문란함이었다. 그녀는 제멋대로 학교 수업을 듣지 않고, 닥치는 대로 남자들과 성관계를 맺었다. 학교의 최고 우등생이었던 그녀가 사고 후에는 유명한 슬럿(걸레, 창녀라는 뜻의 비속어)이 되고 만 것이었다.
이와 같은 변화로 결국 그녀는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없어 자퇴를 하고 집에서 학업을 마쳤다. 전액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들어갈 거라 모두가 생각했던 그녀가 결국 선택한 직업은 ‘도미나트릭스’ 였다. 도미나트릭스란 피학적인 행위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 남자들을 학대하며 변태적인 성관계를 맺는 직업이다. 전문가들은 그녀가 교통사고로 뇌의 전두엽과 변연계에 손상을 입어 감정과 행동 조절이 불가능해 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뇌손상을 겪고 난 그녀가 현재의 직업에 만족을 느끼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남이 저지른 한 순간의 사고 때문에 자기 인생의 선택권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는 비극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