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등장할 때마다 자신도 감당 못할 매력을 분출하는 배우들이 있다. 비슷한 영화에 비슷한 캐릭터로 등장해도 볼 때마다 새롭고, 또 다시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그런 경우들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배우가 바로 톰 크루즈가 아닌가 싶다.
90년대 초부터 21세기가 시작할 때까지 톰 크루즈의 존재는 할리우드를 넘어 서 미국을 대표하는 배우였고,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그의 백만 불짜리 미소 한 번 보려고 줄을 서는 여인들이 강을 이룰 정도였다. 역경 속에 헤매는 불안한 청춘 같지만 알고보니 아버지가 대기업 회장인 것처럼 온 몸으로 당당함을 뿜어내는 그는 사랑에서도 그런 당당함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의 결혼생활은 영화처럼 완벽하지 않았다. 너무 어렸을 때 저질러 버린 첫 번째 결혼과, 지나친 인기에 서로 치여 지쳐 버린 두 번째 결혼, 그리고 종교로 인해 갈라져야 했던 세 번째 결혼까지. 그의 결혼생활은 세 번의 파경으로 가십지의 뜨거운 이슈를 불러일으킬 뿐, 그의 인생에 그다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별로 없어 보였다. 한 가십지에서는 그의 세 번의 결혼식에 서른 셋 법칙이 존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가 결혼을 했던 세 명의 여자 모두 서른 세 살의 나이에 이혼을 했다는 것이다.
첫 번째 결혼 상대였던 미미로저스는 톰크루즈보다 무려 6살이 연상이었다. 처음 이혼의 아픔을 겪게 한 장본인이지만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변화시킨 주인공이기도 했다. 지금은 미미로저스라는 이름이 낯설 수 있지만 결혼을 할 당시는 탐 크루즈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할리우드를 주름 잡던 스타였고, 그녀가 6살 연하의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에 숱한 남자들이 그녀의 사진을 잡고 오열했다고 한다. 그녀는 이후 탐 크루즈가 평생 안고가야 할 숙제 같은 짐을 안겨주었다. 바로 사이언톨로지라는 신흥종교의 세계로 어린 남편을 끌고 들인 것이다. 이후 미미로저스는 사이언톨로지에서 탈퇴를 했지만 탐 크루즈는 홀로 남아 종교 안으로 푹 빠져들고 만다. 미미로저스는 단 2년간의 결혼생활을 종지부 찍고 탐에게 전도했던 종교에서도 벗어나고, 남편에게서도 벗어나게 된다. 한 인터뷰에서 이혼을 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탐 크루즈의 고리타분한 성격과 수도승 같았던 침실 생활 때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어지간히도 어린 남편에게 만족을 못했던 모양이다.
미미로저스와의 결혼과 파경이후 할리우드에서는 이 조각처럼 생긴 남자에 대해 노골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 일설에는 게이설이 나돌기도 했고, 그와 남자가 데이트 하는 사진이 있다며 잡지 표지에 실기도 했다. 그의 성적 취향에 대한 관심은 두 번째 결혼식이었던 호주의 니콜 키드먼과의 결합 이후에도 끊이지 않았고, 그가 아이를 낳지 않고 입양을 해서 키우면서 의심이 더 깊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가십들은 탐 크루즈의 강경한 소송들로 억대 소송비를 뱉어내며 잠잠해 졌고, 더 이상 그의 성적 취향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이들도 사라졌다.
처음 탐 크루즈를 만났을 때, 미미로저스는 그의 스타성을 알아봤을까? 그의 굽은 곳 없이 잘생긴 얼굴과, 일에 대한 열정의 가치를 알았다면 그가 분명 영화판에서 엄청난 입지를 만들거란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2년의 짧은 결혼생활을 마쳤지만 한번 뜨고 져버릴 할리우드의 스타 자리에서 영원히 탐 크루즈의 아내로 이름을 알리고 있으니, 그다지 실패한 결혼은 아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