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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몽으로 피임을 하던 남자
최초작성날짜 : 2011-11-21 10:07:49, 글자크기   

이 세상엔 엄청나게 다양한 방법의 피임이 존재한다. 콘돔으로 아예 처음부터 원천봉쇄하는 방법부터 약을 이용한 방법 등등 효과가 80~90%를 넘는 대중적인 피임방법과 그 외 급한 대로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개성 넘치는 피임방법 등등이 있다. 누차 강조하지만 피임은 교과서적으로 해야 한다. 괜히 ‘이정도 쯤이야’라고 만만하게 생각했다간 인생이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피임이다.

그렇다면 과거 피임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었을 때는 어떤 방식으로 피임을 했을까? 피임의 역사는 무려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으로부터 약 4,000년 전 이집트에서 시행한 피임 방법이 조각으로 남아 있는데, 그 기록을 보면 임신을 피하기 위해 악어의 똥을 먹거나 벌꿀로 입구를 막는 매우 원초적인 방법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 피임방법의 효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인도의 한 마을에 구설로 전해지는 한 구루(종교적 스승, 수도자)의 매우 색다른 피임방법이 있다. 힌두교의 현자라 불리는 구루들은 수행과 고행을 하며 영적으로 신과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인데, 이 모든 수도자들이 완벽하게 수행만 하는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산 속에서 수행을 하다가 가끔씩 마을에 내려와 생활을 하던 남자가 있었다. 보통 구루들은 비루한 옷에 마른 몸, 외형적으로는 보잘것없지만 영적인 눈으로 세상을 꿰뚫어 보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마을의 구루는 평범한 구루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남루하고 볼품없는 것은 맞았지만 총명한 눈빛이 여자들을 볼 때만 발산되는 것이었다. 신에게 가까워지는 것도 좋지만 신보다 가까이에 여자가 있다고 믿는 남자였다.

하지만 구루의 입장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이 사이비 수도자는 자신의 영적 능력을 이용해 피임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바로 자신의 꿈을 이용해 임신을 막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무슨 얼토당토 안 되는 방식이냐 라고 비웃을지 모르지만 이당시만 해도 수도자의 꿈은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었다.

우리가 태몽을 꾸면 아이가 생길 거라고 예상하듯이 이 수도자도 꿈에서 피임 시기를 찾았다고 한다. 다행이 그의 직업이 수도자인지라 한 마을에 머물지 않고 여기저기 떠돌며 생활 할 수 있었고, 마을에 도착할 때마다 꿈을 꾸면서 오늘은 피임이 되는 날이구나, 안 되는 날 이구나 점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영험하신 수도자의 말을 의심하는 여자들도 없었다. 피임효과는 물론 여자를 유혹할 때도 효과적인 방법이었다는 것이다.

과연 이 방법이 피임에 효과가 있었을까?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이 수도자가 지나간 마을에 아버지를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줄줄이 생겨났고, 수도자만 자신의 능력을 찰떡같이 믿으며 평생 자신의 후손의 존재를 모른 채 떠돌아다녔다고 한다. 뭐, 이 수도자의 입장에서는 완벽한 피임 방법이었을지 모른다. 그가 아는 한 피임이 실패했다는 증거를 한 번도 본적 없기 때문이다.

신에게 가장 가깝다는 구루도 직감과 꿈만 믿었다가 된통 당했다. 이 세상에 완벽한 피임은 없다. 하지만 자신의 직감과 꿈을 믿는 것보단 훨씬 효과적인 피임 방법이 널리고 널려 있다. 건강한 피임 방법은 행복한 관계의 첫 시작이라고 한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마지막 단추가 잘 여며지듯이 처음부터 지킬 건 지키고 시작하는 건 어떨까? 사실 피임을 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고, 자동차를 조립하는 것처럼 엄청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혹시 오늘 꿈에서 태몽 비슷한 조짐을 보았다면 조금 더 조심해서 이중 삼중으로 피임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조심해서 나쁠건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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