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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 칼럼
죽고 못살아 프러포즈
최초작성날짜 : 2011-11-04 10:42:33, 글자크기   

어린 시절 풋 사랑은 그저 상대방 얼굴만 봐도 기분이 좋은 사랑이다. 서로 전화 통화만 해도 침대 위를 방방 뛸 정도로 기분이 좋아지고, 약간만 서운한 일이 생겨도 눈에서 장맛비 쏟아지듯 눈물이 흐르곤 했다. 하지만 이런 풋사랑은 말 그대로 너무 어린 사랑이다. 서로에 대한 감정이 지나치게 하이텐션을 찍는 바람에 배가 하늘 위로 가는지, 산으로 가는지도 구분 못할 정도로 빠지게 된다.

나이가 들고 철이 좀 들면 세상이 조금 달라 보인다. 사랑을 할 때도 약간의 계산을 하게 되고, 상대방에 대한 됨됨이 보다 주머니 사정에 좀 더 눈을 밝히기도 한다. 입으로는 나 아직 젊어, 마음은 아직 10대야! 라고 말 하지만 10대 때 같은 사정으로 사랑을 하라고 하면 아마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며 도망칠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 수수함이 죽는 것일까? 진짜 죽고 못 살 정도로 좋아하면 주머니 사정쯤은 마음으로 채울 것도 같은데 말이다. 김밥 한 줄을 먹어도 함께 먹으니 행복하고, 짝짝이 벙어리장갑이라도 애인이 만들어주면 잘 때까지 낄 수 있는 그런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이런 순수한 마음으로 연애를 하던 가난한 남자가 있었다. 연애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았던 이 남자는 순수한 여자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었고, 뭐든 진심이 담겨 있다면 돈이나 명예 같은 조건들은 다 쓸모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다행이 손발이 잘 맞는 천생연분 짝을 만나 사랑이라는 행복한 감정에 충만할 수 있었고, 가능하면 빨리 결혼을 해 늘 자신 걱정에 한숨 쉬던 어머니에게 예쁜 며느리를 안겨드리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는 로맨스의 아름다움을 찬미할 뿐 현실 감각이라곤 닭벼슬 만큼도 없는 인간이었다.

이 남자의 프러포즈 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그동안 가벼운 주머니 사정으로 외식한번 변변치 않았던 둘의 데이트 중 그녀가 가장 좋아하고 행복해 했던 양념치킨을 이용해 프러포즈를 하면 그녀가 기쁨의 눈물로 결혼을 해줄 거라는 계산이었다. 그는 데이트 할때 먹었던 치킨 집에서 방금 튀긴 뜨거운 치킨 한 봉지를 들고 그녀가 사는 아파트로 향했다. 약간의 개그 센스를 발휘해 은박지 호일로 반지를 만들어 닭다리에 끼워 넣기도 했다. 비록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남자지만 그녀만큼은 평생 웃게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여자는 부모님과 함께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남자가 초인종을 누르고 여자가 나왔다. 부모님이 들어와서 같이 수박이라도 먹으라고 했지만 남자는 현관에서 조용히 무릎을 꿇고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가 치킨 상자를 여는 순간, 여자는 놀라 할 말을 잃어버렸다. 상자 안쪽에는 ‘나와 결혼해 줄래’라는 얼토당토 안 되는 글이 사인펜으로 쓰여 있었고, 양념이 골고루 발려진 닭다리에는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투박한 호일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남자는 자신의 위트 넘치는 프러포즈를 그녀가 얼른 받아주었으면 했다. 잡고 있던 치킨 상자가 뜨거운데다가 더 식으면 치킨 본연의 감칠맛을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남자는 절망했다. 그녀가 다른 여자들과 똑같이 돈만 좋아하는 속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결국 아파트 앞 공원에 앉아 눈물의 치킨을 혼자 다 먹으며 평생 여자를 믿지 않겠노라 결심했다고 한다.

만약 이 남자가 수백억대 부잣집 상속자이고, 취미로 땅을 사는 어느 나라 왕자님이라도 치킨으로 프러포즈하며 자신의 진심을 알아달라고 호소한다면 어땠을까? 아마 결과는 똑같았을 것이다. 여자의 진심을 의심하기 전에 자신의 행동이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지부터 따져 보는 게 먼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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