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마다 끈질기게 찾아오는 여자.

여름만 되면 아무리 인기 없는 남자라도 스토커처럼 달라붙는 여자들이 생겨난다. 보통 여자들이 깔끔하고 깨끗한 남자를 좋아하지만 여름철에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스토킹 여자들은 땀 많이 흘리고, 냄새 많이 나는 남자를 더 선호한고 한다. 살집 많고, 근육 없는 몸에 두부살로 출렁이는 뱃살과 팔뚝 살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여름을 좋아하는 여자들답게 은근히 밝혀서 야하게 옷을 입은 남자를 좋아하고, 실내보단 야외에서 주로 활동한다. 특히 등산을 하거나, 아무도 없는 음침한 늪지대에 가면 힘이 두 배로 강력해진 여자들이 새까맣게 달려드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싫다고 손사래를 쳐봐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여자들, 이 여자들의 정체는 바로 모기들이다.

암수 모기 중에 유일하게 동물의 피를 흡혈하는 모기는 알을 낳아야 하는 암컷 모기들이라고 한다. 그동안 여자에게 눈길 한 번 못 받아본 남자라도 여름만 되면 수많은 암컷들에게 둘러싸여 그동안 쌓아 두었던 자신의 피를 사방에 뿌릴 수 있게 된다. 아무리 사랑이 고픈 외로운 남자들이라도 모기에게 사랑을 갈구할 만큼 처참한 경우는 없을 것이다.

분명 겉보기에는 평범한 여자 같은데, 하는 행동은 모기처럼 얍실한 사람들이 있다. 모기가 사람의 피부에 주둥이를 꽂아 피를 빨았다면 사람 모습을 한 모기는 남자의 두툼한 지갑에 입을 꼽고 피 같은 돈을 빨아간다. 이들의 특징은 피를 빨기 위해 주둥이를 꽂았을 땐 피해자가 그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의 피해가 피부 밖으로 나타날 땐 이미 모기의 배가 터지도록 피를 뽑히고 난 이후이다. 이렇게 백해무익하고, 심지어 병까지 옮기고 다니는 모기 같은 여자가 미국 서부의 한 대도시에서 수백 명의 남자들에게 수만 달러의 피해를 주고 다닌 사건이 있었다.

보통 남자들을 유혹하고 다니는 여자들이라면 뇌쇄적인 눈빛에 글래머러스한 바디, 짧고 화려한 의상 등을 상상하지만 그녀는 보기에도 별 볼일 없는 얼굴에 푹 페인 눈, 새처럼 가는 팔 다리, 게다가 등은 C자로 휘어 굽어 있었고, 관절은 볼품없이 튀어나와 있었다. 그런 그녀가 남자를 홀리고 다닐 만큼 매력적이라는 것이 동의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처음 사기 혐의로 그녀가 LA 경찰에 잡혀 들어갔을 때도, 그녀를 남자의 등골 브레이커로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쏟아지는 증거와 증언은 그녀를 전형적인 꽃뱀으로 지목하고 있었다. 평소 작은 체형과 볼품없는 몸매로 남자들의 시선은커녕 괄시나 받지 않으면 다행이었을 그녀였지만 사실 그녀는 십대 때부터 꾸준하게 쌓아올린 꽃뱀의 기술이 있었다. 연약하고 볼품없는 몸을 이용해 남자들의 보호심리를 자극했고, 남들보다 쉽게 측근까지 접근이 가능했다. 이렇게 접근을 하더라도 남자들은 그녀가 자신의 금품에 손 댈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겉모습과는 달리 과감한 손재주로 남자들의 값비싼 귀금품을 손에 넣었고, 그 뒤로는 남자의 친구들까지 소개 받으며 과감하게 손장난을 펼쳐 갔다. 그렇게 만난 남자들 중엔 그녀와 깊은 관계까지 발전한 남자들도 있었고, 심지어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네댓 명이 동시에 나오기도 했다.

죄 없는 동물들의 피를 빨고, 심지어 병까지 옮기는 모기는 단지 임신을 하겠다는 나름 그럴듯한 목적을 갖고 있다. 이런 모기는 에프킬라를 뿌리고, 모기향을 피우면 어느 정도는 예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모기 같은 사람을 피하는 방법은 아무리 모기약을 뿌리고 향을 피운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기 함부로 죽이지 마라, 그래도 너 좋다는 여자는 걔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이런 말이 현실이 되지 않기 위해선 좀 더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여름마다 다가오는 낯선 여인의 주둥이에 더 이상 간지럽지 않으려면 깨끗하게 씻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