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 그 위험한 범죄의 온상

최근 뉴스기사를 보면 데이트 폭력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매맞는 아내, 매 맞는 남편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온 현상이지만 결혼도 하지 않은 연인들이 폭행까지 당해가며 데이트를 한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통계에 따르면 미혼 남녀 10명중 무려 7명이 데이트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대답하고 있다. 폭력의 유형을 보면 여성이 가장 많이 당하는 데이트 폭력은 남자가 혼자 하는 욕설, 기물 파손, 고성 및 욕설 등이 순위에 올랐고, 남성의 경우 여자의 고성 및 욕설과 기물 파손이 가장 흔한 폭력으로 집계되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통계에 응한 설문자 중 무려 70퍼센트에 가까운 응답자가 실제로 데이트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고 답변한 것이다. 폭력을 행사하는 이유로는 상대방이 잘못을 해서가 가장 높은 순위였고, 남성의 경우 자신이 화났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폭력을 행사했다는 답변도 높게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폭력은 신체적 폭력이 동반되어야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자신이 주기적인 거친 언행으로 데이트 폭력을 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폭력의 가해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신체적 폭력은 물론이고, 언어적, 정신적 폭력도 데이트 폭력에 포함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폭력을 당하면서도 헤어지지 못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일까? 결혼을 했다면 절차적으로 이혼이 쉽지 않아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지만 연인들의 경우 헤어지고 다시 안보면 깨끗하게 끝날 일인데 말이다.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연인이 자신에게 완벽하게 종속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자신의 말을 무조건 들어야 하고, 의견이나 지시에 의견을 내 놓을 경우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이런 강박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열등감이 매우 심하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많다. 아주 작은 자극에도 매우 크게 상처를 받고, 쉽게 폭발해 버리기 때문에 대화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도 폭력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가해자 뿐만 아니라 폭력을 당한 가해자까지도 이런 열등감이 전염 된다는 점이다. 처음 폭력을 당했을 땐 단호하게 헤어지려고 마음먹지만 변하겠다는 사탕발림에 넘어가 다시 마음을 열게 되고, 또다시 악의 순환이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폭력을 당해도 헤어지지 못하는 커플이 많다고 한다.

이런 데이트 폭력은 점차 강도가 심해져 가정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데이트 할 때부터 상대방의 유형을 자세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데이트 상대에게 쉽게 욕을 하거나 함부로 무시를 하고, 자기 마음대로 상대를 통제하려고 한다. 남성의 경우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도 데이트 폭력으로 커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연애 중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폭력으로 의사를 표현하려는 사람들은 데이트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폭력적인 경향이 매우 높다. 신체적인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심리를 상처 주거나, 자존감을 낮추는 언행을 할 수 있고, 언행으로 상대를 조정하려는 경향을 많이 보인다. 이런 사람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바뀌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결혼을 한다고 해서 바뀔 거라는 기대는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데이트 폭력은 앞으로 이어질 가정 폭력을 미연에 방지하는 방지턱이 되어줄 수 있다. 조금이라도 폭력적인 성향이 보인다면 하루라도 빨리 마음을 접고 단호하게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