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직장 회식!
과년한 남녀가 모여 하루에 8시간 이상 함께 생활하다보면 별의 별 일이 다 생기기 마련이다. 직장에서 썸을 타고,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대한민국의 혼기 꽉 찬 남녀가 결혼하는 가장 흔한 코스 중 하나라고 한다. 사내 스캔들이라고 수근거릴 수도 있는 일이지만 하루 종일 회사에 묶여 있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이성이 주변에 있는 직장 동료들 밖에 없고, 수년간 같이 일하다 보면 그 사람의 장단점을 고루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꽤 많은 사람들이 밥벌이 현장에서 연인까지 얻어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내 썸남 썸녀들이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직장은 상하관계가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혼자 헛물켜고 김칫국 마시다가 조용히 신고당해 직장 내 성추행 사례로 오랫동안 입방아에 오를 수 있다.
과거 몇 년 전만 해도 직장 내 성추행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다. 상사들은 여직원들의 몸매 이야기를 서슴없이 내뱉었고, 여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농담을 받아쳤다. 물론 이런 자연스러움은 여직원들의 일방적인 인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남자 상사가 생각 없이 내뱉은 성적 농담을 즐겁게 받아치는 여직원들은 단 한명도 없었을 것이다. 그저 마지못해 어쩔 수 없이 사회생활의 일부라 생각하고 직장 동료와 상사의 입에 오르는 여성 비하 발언을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었다. 직장 내 성희롱은 사회 생활하는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견뎌야 하는 통과의례처럼 느껴졌고, 이걸 예민하게 반응하면 어린애 취급을 당하거나 ‘여자는 이래서 안 돼’ 등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다행이 이런 사회 악습이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심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 완벽하게 사라졌다고 하기는 힘들다. 일주일에 다섯 번씩 주 40시간을 함께 있는 직원들끼리 실없는 농담 한 번 안하기 힘들고, 농담 중에는 성적인 농담이 제일 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농담이 좋은 남자라도 직장에서 여직원들에게 치근대는 남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남녀를 떠나 상대방이 들어서 기분 나쁠 발언은 아예 입 밖으로 내뱉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능력이 좋고 스팩이 하늘을 찌르는 직원이라도 남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발언을 서슴없이 쏘아대는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실수를 할 수는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회식자리다. 요즘은 많이 사라졌지만 상사와 함께 회식을 하다보면 평소 점잖던 사람들도 머리에 넥타이를 묶고, 소화기를 색소폰 불 듯 불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 때 아무리 취하고 흥에 겨워도 말 한마디, 손놀림 한 번에 회사생활이 파도 앞의 모래성처럼 무너져 버릴 수 있다.
실제로 평소 일 잘하고, 성실하다고 소문났던 남자가 여자직원들과 노래방에 갔다가 술에 만취해 실수로 여직원의 가슴을 만진 사례가 있었다. 이 당시엔 모두 실수라고 생각하고 웃고 넘어갔지만 며칠 뒤 인사과에 신고가 들어갔고, 곧바로 대기발령에 사내 성추행 방지 교육을 듣게 되었다. 교육이 끝난 이후에도 인사고과에 심각한 결점이 생겨 진급에 차질이 생긴 건 두말할 것도 없었다.
남녀가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연애 플래그가 생긴다고 한다. 하지만 사내 연애가 다른 연애와 다른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직급에 상하관계가 뚜렷한 직장생활에서는 상사의 일방적인 관심 표현을 부하직원이 쉽게 거절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썸을 타다가 연애로 진행 되려면 남녀 둘 중 하나가 용기를 내 적극적으로 접근해야한다. 사내 연애가 좋은 점은 아무리 오래 시간을 끌어도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만약 평소에 만날 수 있는 이성이 오직 직장 동료들 뿐이라면 시간을 좀 넉넉하게 두고 꾸준히 자신의 장점을 어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