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20년에서 30여 년 동안 완벽한 남으로 살아왔다가 갑자기 가족이 되어 살을 부딪치고 살아야 하는 것을 우리는 결혼이라고 말 한다. 밑바닥에 사랑과 의무라는 보호막을 깔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더한다면 무엇보다 행복한 결혼생활이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세상에 부부싸움을 하지 않는 부부는 없다. 경제적 문제, 가족 문제 같은 굵직굵직한 일 부터 싸울 거리도 되지 않는 아주 사소한 일들 까지 전부 부부 전쟁의 원인이 된다. 미국의 한 방송사에서 부부싸움에 원인이 되었던 가장 사소한 일들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이 리스트를 보면 왜 이런 일로 정력을 낭비할까 싶을 만큼 사소한 일들로 가득하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바로 화장실에서 등장했다. 남편은 비누가 늘 뽀송뽀송하게 말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누가 젖을 경우 온갖 세균들이 번식할 수 있고, 나중에는 손에 비누칠을 하는지, 세균으로 손을 씻는지 모를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게다가 젖어있는 비누는 쉽게 녹아서 오래 사용할 수도 없었다. 반면 아내는 비누가 늘 촉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짝 말라있는 비누는 거품을 내기 힘들고, 어차피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비누는 늘 젖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물론 처음엔 서로의 비누취향을 이해해 주려고 노력했다. 슬쩍 지나가는 말로 ‘비누를 스펀지 위에 올려 두면 오래 사용할 수 있을걸’ 하며 부드러운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누는 늘 물이 흥건한 비누통에서 반신욕을 하고 있었고, 둘의 말싸움도 점점 수위를 높여갔다고 한다.
결국 이 부부는 비누 하나 때문에 일거수일투족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라면을 먹을 때 남편은 면이 푹 퍼진 라면을 좋아했고, 아내는 각진 라면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 있을 만큼 설익은 라면을 좋아했다. 카레를 먹을 때도 남편은 밥과 카레를 한 번에 다 비벼먹고 싶어 했고, 아내는 조금씩 먹을 만큼만 비벼 먹길 좋아했다. 화장실 휴지도 남편은 휴지 방향이 벽 쪽으로 붙어있는걸 좋아했고, 아내는 반대쪽으로 뜯길 좋아했다.
이 사소한 문제들은 결국 대형 사고를 불러들였다. 사건은 일요일 오후 집에서 자장면을 시켜먹으면서 시작되었다. 서로 으르렁대며 냉전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먹고는 살아야겠기에 중국집에서 자장면 두 그릇과 탕수육 하나를 시켰다. 직업정신 투철한 배달부가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빠르게 자장면과 탕수육을 배달해 왔고, 부부는 식탁에 앉아 자장면 포장을 풀고 있었다. 그리고 전쟁의 서막이 시작되었다.
남편은 탕수육 소스를 튀김 탕수육에 모두 부어서 자장면을 거의 다 먹었을 때 조금 눅눅해서 부드러워진 탕수육을 좋아했다. 아내는 탕수육이란 소스에 조금씩 찍어서 바삭함을 유지하며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남편이 탕수육 소스를 그대로 탕수육에 쏟아 버린 것이다. 아내는 경악을 금치 못했고, 그동안 쌓여왔던 울분을 탕수육과 함께 쏟아 내기 시작했다.
결국 이 둘은 이혼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빠짝 마른 비누와 축축한 비누에서 시작된 부부싸움이 탕수육에서 종결을 지은 것이다. 이 둘은 마지막까지 도장을 찍고 남남이 되었을까? 다행이도 적당 선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 이혼 위기에선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부부의 절충안은 바로 비누를 두개 쓰자는 것이었다. 비누가 수십, 수백만 원하는 고가 물건도 아니고, 이혼으로 서로 적을 두느니 차라리 비누에 몇 천원 더 투자하는 편이 낫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사실 큰 싸움의 시작은 이런 소소한 일들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너무 한 그릇에서 싸우려하지 말고 내 그릇 네 그릇 나눠 생각해보면 어떨까? 평생 남으로 살다가 만나 남은 생을 가족으로 보낼 사람들인데 그 정도 배려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남녀가 알고 싶은 성의 신비> -LJ비뇨기과- www.lju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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