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고수는 시작보다 마무리에 힘을 쓴다. 요란 벅적하게 사랑 고백이며 선물 공세를 퍼 부어도 마무리가 시원찮으면 그 사람의 이미지마저 시원찮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깔끔하고 완벽하게 데이트를 마무리 할 수 있을까? 영화나 드라마처럼 그녀의 집 앞까지 자동차로 에스코트 해 주고 마지막으로 깜빡이는 가로등 밑에서 아쉬운 키스라도 나눠야 하는 걸까?

진정한 남자라면 여자 친구 집 앞까지 바래다주는 게 매너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이 모든 여자들에게 통하는 건 아니다. 아직 서로 알아가는 단계의 커플들 중에는 자신의 집 위치를 알려주기 꺼려하는 여자들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이 남자를 끝까지 믿을 수 있는지, 혹시 자신이 사는 처지를 보고 비웃거나 부담스러워 하며 떠나면 어쩌나 걱정할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배웅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소개팅을 할 때 애프터를 얻어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마지막 헤어지기 직전, 약 5분정도의 시간 동안 확실하게 호감을 얻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즉 연애 초반일수록 처음 만남 보다 마무리에 더 중점적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야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여자 뒤꽁무니만 따라다닐 수도 없는 노릇인데 도대체 어디까지 배웅해야 한다는 것일까? 쿨 하게 지하철역에서 ‘오늘 즐거웠어요, 다음에 만나요.’ 하며 씩씩하게 손 흔들어주면 깔끔하고 완벽한 배웅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랬다간 애프터는커녕 솔로탈출과 영영 멀어지는 수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녀가 지하철을 타고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배웅해주거나 버스를 탈 때까지, 혹은 택시를 탈 때까지 기다려주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버스를 타는 순간 생하고 뒤돌아 나가선 안 된다. 여자에겐 ‘촉’이란 게 달려 있기 때문에 이 남자가 날 마지막 까지 배려하는지, 아니면 가식적인 모습으로 배웅해 주는 건지 단 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그녀가 탄 지하철이 승강장을 떠날 때까지 기다려주고, 버스가 멀리 떠날 때까지 기다려 줘야 이 남자가 적어도 내 생각을 좀 해주는 구나하며 안심을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회사 회식자리에서 술을 진창 먹은 남자가 있었다. 이 남자는 평소 관심을 갖던 여직원이 앞에 앉는 바람에 생각보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되었고, 술기운을 빌려 어렵게 고백을 하게 되었다.

보통 남자들은 술이 무슨 명약처럼 용기를 심어준다고 믿지만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남자가 바로 술 마시고 고백하는 남자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어쨌든 남자는 절대 해선 안 될 실수를 해 버렸고, 여자는 회사를 그만 두고 싶어질 정도로 그 자리가 불편했다고 한다.

술자리는 2차 3차를 달렸고, 직원들은 이 남자와 여자를 어떻게 해서든 엮어주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결국 단 둘이 남게 된 남자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여자에게 택시를 잡아주고, 택시가 떠날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켜주었다. 핸드폰으로는 안부 문자와 택시 번호를 적어주는 센스도 발휘했다.

이 남자의 마무리를 확실하게 책임져 준 것은 바로 택시 기사였다. 룸미러 너머로 택시가 사라질 때까지 손 흔들어주는 남자를 보고 기사가 저 남자를 꼭 잡으라고 조언해 준 것이다. 결국 이 답답한 남자는 자신이 의식도 하지 않은 마지막 행동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연인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보통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여자들은 남자들이 보는 앞에선 최대한 자신을 숨기려 한다. 하지만 남자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눈을 부릅뜨고 촉을 빳빳이 세워 남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는 게 바로 여자다. 순진하고 아무것도 모른 척 겉모습을 꾸미고 있지만 뒤로는 남자의 행동 하나하나를 자로 재고 따지며 과연 이 남자가 쓸 만한 남자인지, 아니면 몇 번 만나고 말 남자인지 확인을 하는 것이다. 여자들의 이런 습성이 조금 귀찮고 까다로운 일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잘만 이용한다면 그녀에게 꽤 멋진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다.

<심리를 알면 사랑이 보인다.> -LJ비뇨기과- www.lju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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