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이 여자가 나한테 관심은 있는 거 같은데, 조금만 더 만나면 사귀는 건 문제도 아닐 거 같은데 분명 서로 눈에서 불꽃같은 게 지지직 타올랐던 거 같은데! 왜 이 여자는 헤어질 때마다 '오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꼭 친오빠 같아.’ 라는 말을 하는 것일까?
밤마다 전화해서 귀에 땀띠 나도록 통화하고, 일주일에 한 번 씩 만나 비싼 화장품이며 상식을 넘어선 미친 가격의 레스토랑 순회로 주머니를 비워주고 있는데, 왜 이 여자와 사귀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까.
만약 지금 당신이 이런 식의 고민을 하고 있다면 200% 여왕벌의 낚싯줄에 걸려 그녀의 어망에 들어간 가련한 물고기 신세일 것이다. 쉽게 말해 같이 놀기 좋은 수많은 오빠들 중에 별다른 특징 없는 그저 그런 ‘남자1’ 일 뿐인 것이다. 주위를 살짝만 둘러보면 당신과 비슷한 물고기들이 같은 어장 속에서 그녀가 뿌리는 떡밥에 입을 뻐끔거리고 있을지 모른다.
보통 어장관리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자신을 추종하는 수많은 이성들을 가두리 양식으로 모두 거둬드리고 필요할 때마다 한 명씩 꺼내 간을 보는 식이다. 이 경우 관리자는 완벽하게 관리자일 뿐이다. 물고기가 아무리 날고 기는 값비싼 물고기라도 관리자는 물고기에게 절대 넘어오지 않는다. 필요한 상황에서 필요한 물고기를 적절하게 꺼내 이용만 할 뿐이다.
두 번째는 자신이 어장관리를 하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다. 그녀(혹은 그들)는 이런 가벼운 만남이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하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상대방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모르고 있다. 순수하게 인맥을 넓힌다고 생각할 뿐 자신이 낚싯바늘을 던져놓았는지 바늘에 물고기가 물렸는지도 모르는 눈치 제로의 관리 녀들이다. 이 경우 눈치만 없는 게 아니라 성격까지 우유부단해서 거절을 해도 ‘다 알아서 하겠지’식의 어물쩍 넘어가기 신공을 선보인다.
두 종류의 어장관리 모두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혈압이 정수리를 치고 폭발할 만큼 짜증나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런 어장관리를 당하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아니면 어장관리를 당했어도 역으로 상대방을 엮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상식적으로 물고기가 양식장 주인을 잡아먹는 일은 굉장히 드물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만약, 자신이 일개 고등어가 아니라 식인 백상아리라면 어떨까? 백상아리가 운이 나빠 낚싯줄에 엮일 수는 있어도 웬만큼 노련한 강태공이 아닌 이상 상어를 낚아 올릴 수는 없다. 적당히 줄다리기를 하다가 결정적 순간에 잡아당기면 어장관리인은 힘도 쓸 수 없이 바다 속으로 빠져들어 오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일이다. 지금 자신이 망망대해바다 위에 있는지, 좁은 투망 속에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눈치 빠른 물고기는 앞에 놓인 지렁이가 낚싯줄에 끼워있는지 그냥 먹어도 되는 먹잇감인지 알아차릴 줄 안다. 순진하게 지금 연애초기단계야, 서로 밀당하는 중이라 조금만 있으면 넘어올 거야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물고기는 나중에 회쳐지고 조려져 봐야 자신이 어장 안 물고기였다고 알게 된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자신을 고등어로 생각하고, 그녀가 자신을 관리중인지 알지만 야주 미세한 기대감 하나로 그녀의 사랑을 기다리는 경우다. 이 경우는 방법이 없다. 주구장창 바라만 보다가 주위에 있던 물고기들이 다 증발해 버리고 혼자 남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물론 그 때쯤 되면 다른 물고기가 들어오거나 이미 딴 물고기가 사람이 되어 그녀를 낚아 갔을 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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