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찰떡궁합의 연인이라도 서로 사귀다 보면 대화가 통하지 않거나 막막해 지는 경우가 생긴다. 궁합이 잘 맞는 연인이라는 것은 서로 대화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점에 마주했을 때, 그 문제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극복하느냐에 달렸다. 즉 아무리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라도 그들 사이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를 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한다는 점이다.

남자가 여자한테 들었을 때 가장 막막하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말이 몇 가지 있다. 극단적으로 여자 친구의 갑작스러운 임신 사실이나 결혼 독촉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고, 해결 방법이 확실하게 나와 있는 반면,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기 마련이다. 바로 그녀의 돌발 질문, ‘내가 왜 화내는지 모르지?’ 같은 경우다.

분명 그녀의 바람대로 모두 다 해주었는데, 눈치도 보고, 사달라는 것도 다 사주고, 비위도 적당히 맞춰줬는데 갑자기 그녀가 돌변해 삼차방정식보다 어려운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보통 남자들 사이에서 이런 상황이 펼쳐지면 같이 주먹다짐을 하거나 술 한 잔 마시고 웃으며 대화로 풀 수 있지만 남녀사이에서는 이것마저 쉽지가 않다. 그냥 앞뒤 가리지 않고 미안해, 잘못 했어 같은 사과를 뱉어내 보지만 돌아온 질문은 ‘뭘 잘못했는데?’ 식의 답변뿐이다. 그야말로 미궁에 빠진 테세우스의 심정이라 할 수 있다.

분명 5분 전까지만 해도 서로 하하 호호하며 기분 좋게 데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얼굴을 싹 바꾸더니 부모의 원수라도 만난 듯 쏘아 보며 ‘내가 꼭 말을 해야 알아?, 저번에도 이거 때문에 싸웠잖아. 자기는 왜 말만 하고 변하지를 않아?’ 같은 어마어마한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눈치가 조금 빠른 남자라면 그 전에 무슨 일로 싸웠었는지,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캐치할 수 있겠지만 열에 아홉은 자신이 무슨 실수를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조금 멍청한 표정으로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볼 뿐이다.

물론 여기서 무턱대고 ‘잘못했어. 미안해’ 같은 사과를 쏟아내면 ‘뭘 잘못했는데?, 내가 왜 화났는지는 알아? 그럼 미안할 짓을 왜해? 누가 그런 거 때문에 화났대? 날 그렇게 몰라?’ 같은 식의 더 큰 미로가 펼쳐지게 된다.

여자가 남자에게 화를 내는 이유는 매우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자친구의 행동이나 말씨, 심지어 눈빛 하나에 상처를 받고 서운해 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남자가 여자 친구의 의심을 살만한 눈빛(!)을 보내거나 행동을 한 기억은 없을 것이다. 만약 그런 행동을 했더라도 여자 친구를 향한 행동이 아닌 갑자기 머리에 딴생각이 나거나 다른 생각을 하다가 행동했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이 어려운 난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발한 방법은 없을까? 매일같이 여자 친구 눈치만 보며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그런 사소한 일로 다툼을 하기엔 남자의 자존심이 너무나 상하는데 말이다.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막막한 질문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존재한다.

보통 여자 친구가 갑자기 화를 내게 되면 남자 입장에서는 일 분이라도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친다. 없는 말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대충 둘러대기도 하면서 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에만 집중을 하는 것이다.

사실 아주 사소한 일에 아주 조금 골이 난 여자 친구는 바로 남자의 이런 둘러대기에 2차로 불같이 화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여자 친구의 감정에 남자가 관심을 주지 않고 그저 위기 탈출에만 매달리는 남자친구에게 더 큰 실망을 한다는 것이다. 만약 여자 친구가 갑자기 ‘오빤 나 이러려고 만나? 왜 또 이래?’ 식의 불만을 표출한다면 최대한 그녀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당장 그녀의 머리 속에는 문제 해결이 아닌 남자친구와의 정신적 교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숙하게 사랑하는 법> -LJ비뇨기과- www.ljuro.com

<본문 내용의 저작권은 엘제이비뇨기과에 있으며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복사 및 이용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