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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 칼럼
조선시대 ‘곰신’에 관한 이야기.
최초작성날짜 : 2010-10-15 10:07:59, 글자크기   

이제 막 고3의 긴 터널을 통과한 어린 학생들은 수능이 끝나고 좋은 대학에 입시하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듯한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않은 순수한 학생들에겐 인생에서 가장 큰 고비가 대학 입시만한 것이 없고, 또 그 것에서 해방되는 순간 느끼는 자유가 인생 최대의 자유라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 새내기 생활의 흥분도 잠시, 대학생활이 1년에서 2년쯤 지나면 대학 입시에 비교될 만큼 큰 고비가 있으니, 바로 군 입대가 그 것이다. 남성들에겐 사회생활의 첫 시작이자, 여성들에겐 성인이 되어 처음 시작한 사랑에 2년이라는 긴 헤어짐이 기다리는 시기이다. 물론 군대 가는 남자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일명 ‘곰신’ 이라 불리는 고무신 여인들의 인내와 기다림도 평범한 여인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 군 복무 기간이 2년으로 단축되었고, 공중전화나 이메일로 쉽게 연락이 가능하기 때문에 과거의 험난했던 군 생활과는 확연히 편해졌다고들 말한다. 그렇다면 복무 기간이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길었던 과거엔 어땠을까? 그 때도 지금처럼 고무신만 잘 단속하면 여인들이 딴 생각 못하고 주구장창 기다리기만 했을까? 조선시대 한 늙은 병사와 그를 따르던 기생에 관한 이야기가 남아 있다.

이 당시엔 군 징병제가 체계화 되지 않아서 정확한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워낙 외구의 침입이 잦았던 때라 젊어서 군에 들어간 병사가 4, 50이 넘도록 제대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고향에서 기다리던 고무신은 이미 오래전에 고무신 거꾸로 신고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군대 가기 전에 미리 혼인을 하고 입대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헌데, 이 늙은 병사는 젊은 시절 돈이 없어 미리 혼인을 하지 못하고, 입대를 한 뒤 받은 푼돈으로 근처 기생집에 단골을 두어 기둥서방을 해주고 있는 처지였다. 이 기방 역시 궁핍하기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낡은 기방이었는데, 기생이라고는 늙은 기생 한 명과 젊은 기생 한 명이 전부였다. 이 기방의 유일한 수입원이라면 가끔 들리는 병사들과 늙은 단골 병사 한 명뿐이라서 그마저 없으면 기방 문을 닫아야 할 처지였다. 결국 둘 중 그나마 나은 젊은 기생을 늙은 병사 옆에 끼워주고 병사의 월급으로 근근이 입에 풀칠하는 처지였다.

아무리 시간이 늦게 가는 듯해도 국방부 시계는 돌기 마련이고, 세월이 지나면 아무리 병사가 부족해도 늙은 병사는 퇴역하기 마련이다. 이 늙은 병사 역시 퇴역을 얼마 안 남긴 상황이 되었다. 마음 같아선 고향 같은 기생집에 평생 머무르고 싶었지만 늙으신 노모를 모셔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길을 떠나야 했다.

젊은 시절 고무신 똑바로 신겨주고 떠난 고향 처녀는 이미 남의 여자가 된 몸이고, 고향에 돌아가 봤자 늙은 퇴물에 홀아비만도 못한 노총각 신세가 뻔했기 때문에 이 늙은 병사는 젊은 기생을 집까지 데려 가고 싶어 했다. 오랜 시간 같이 몸을 섞으며 속정이 들었다고 생각한 늙은 병사는 젊은 기생의 손을 꼭 잡고 같이 고향으로 내려가자고 부탁했다. 하지만 남자 마음 다르고 여자 마음 달랐던 것일까. 그동안 몸은 섞었지만 마음까진 섞이지 못한 철없는 어린 기생은 돈 없는 늙은 병사가 귀찮고 얼른 헤어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결국, 늙은 병사는 혼자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보통 수년 동안 기둥서방을 해준 남편을 떠나보내면 눈물이라도 흘려주고, 슬픈 척이라도 해줘야 할 텐데, 이 젊은 기생은 병아리 눈물만큼도 찔끔거리지 않았고, 그저 싱글싱글 웃으며 어서 떠나라고 손짓하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본 늙은 기생이 젊은 기생을 끌고 집 뒤로 가 머리를 쥐어박으며 옆구리를 꼬집자 그제야 서럽게 울기 시작했는데, 늙은 병사는 그 눈물이 자신을 안타깝게 여겨 운거라 생각하고 씁쓸하게 돌아갔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여인들의 마음은 한 없이 가벼운 갈대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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