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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 칼럼
멋있는 등장 자체가 불가능했던 암행어사
최초작성날짜 : 2010-07-30 10:10:33, 글자크기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옛 이야기 중에 암행어사와 거지가 등장하는 것이 있다. 용한 점쟁이가 복(卜)자를 선택한 암행어사에게는 큰절을 하고, 똑같은 글자를 선택한 거지에게는 호통을 쳐 내쫓았다는 이야기이다. 복(卜)자가 의미하는 바를 마패와 수저로 생각한 점쟁이가 먼저 온 사람이 암행어사였으니, 뒤에 온 사람은 거지일 것으로 추측한 이야기로, 점쟁이의 번뜩이는 기지(機智)를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마을 수령들의 잘못된 행태들을 바로잡는 고위직 관리인 암행어사는 왜 그렇게 거지꼴로 마을을 찾아야 했을까.

물론, 암행어사의 등장을 까마득히 몰라야 했던 비리로 얼룩진 수령들 때문이었다. ‘춘향전’의 이몽룡이 거지꼴로 나타나 춘향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이유도 변사또가 눈치 채지 못하게 하려는 계획된 의도이지 않았던가. 그런데, 왜 굳이 거지꼴이었을까. 일반 선비의 모습으로 등장하더라도 충분히 눈치 채지 못했을 텐데 말이다. 기록에 의하면, 그 이유는 들이 정말 거지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복(卜)자처럼 마패 하나 달랑 허리춤에 차고 순시해야 했던 그들은 어떤 애환이 있었던 것일까.

암행어사(暗行御史)는 조선시대 왕의 특명을 받고 지방을 암행하면서 감찰하는 관리로, 조선만의 독특한 제도였다. 왕은 자신을 대신해 먼 지방의 관리를 맡아줄 신하를 선택해 패초를 전달한다. 임금의 부름을 뜻하는 패초를 받은 신하들은 그 길로 입궐하게 되는데, 그들은 자신들이 어떤 일로 부름을 받는지 알지 못한다. 궁에 들어와 임금을 알현하기 전, 그들은 갖고 있던 ‘상피단자’를 내어놓게 된다. 이것은 그들의 친족이나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어떤 벼슬자리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여, 그곳의 부임을 피하게 하려는 뜻이었다. 상피를 내어놓은 후에야 비로소 그들은 자신들의 소임을 어렴풋이 알게 되는데, 암행어사로 임명되는 것을 반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얼마동안의 고생길이 열리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왕은 선택된 신하에게 봉서를 내려 임지를 알려줬다. 하지만 이것은 궐밖에 나가서야 뜯어볼 수 있었다. 이 또한 다른 대신들에게 임지가 알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마패를 받아든 암행어사들은 궐 밖에서 봉서를 뜯어보는 순간, 바로 임지로 출발해야 했다. 이것은 가족들에게조차 임지를 알릴 수 없다는 것을 뜻하며, 먼 길을 가는 채비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여분의 옷이나 신발 등도 가져갈 수 없었다. 왕은 그들에게 얼마간의 출장비를 지급했는데, 숙종 때 황해도로 떠난 암행어사는 쌀 5말, 광목 4필, 건어물 3마리와 굴비 3두릅, 엽전 5냥 정도를 받았다고 한다.

한 번 임지로 떠난 암행어사들은 한 달 내지 두 달 정도를 그곳에서 보내게 되는데, 왕이 내어준 출장비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다 써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 지방을 관찰하는 역할의 암행어사들은 그 지역 관리들에게 돈을 빌릴 수도 없었고, 결국 거지꼴로 순시를 했던 것이다. 더구나 왕들은 암행어사의 최우선 조건으로 청렴결백을 꼽았다고 한다. 당연히 다른 지방의 비리를 파헤치는 그들은 스스로 깨끗해야 했던 것이다. 뒷주머니를 챙길 융통성도, 마음도 없었던 조선의 암행어사. 그들은 일반 백성보다 못한 처지를 직접 경험한 후에, 비리로 얼룩진 수령들을 더욱 적법하게 처벌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암행어사들이 그 누구보다 백성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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