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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 칼럼
맹사성의 공당놀이
최초작성날짜 : 2013-05-06 10:42:19, 글자크기   

 

얼마 전 뉴스에서 명품 쇼핑백이 중고 장터에서 고가로 거래 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명품 가방도 아니고, 명품을 담을 때 쓰는 종이 쇼핑백이 무려 2, 3만원으로 없어서 못 판다는 것이었다. 명품을 사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어정쩡하고, 그저 그런 가방을 들자니 자존심이 상해서 차라리 명품 쇼핑백을 가방처럼 들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물론 명품 브랜드에서 만든 쇼핑백은 다른 쇼핑백들 보다 훨씬 튼튼해 보인다. 종이도 두껍고, 코팅도 잘되어 있어서 웬만큼 들고 다녀서는 잘 찢어지지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종이가방을 들고 다니는 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예나 지금이나 한 사람을 평가 할 때 그 외모, 의복,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는 일이 매우 많다. 후줄근하게 늘어진 고무줄 바지에 헌옷 집에서 방금 건져와 대충 먼지만 털고 입은 듯한 티셔츠, 보기만 해도 냄새가 진동할 것 같은 운동화를 신은 사람은 대화를 해보지 않아도 어떤 성격에 어떤 인물일지 대충 짐작이 간다. 명품에 집착을 하는 이유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명품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던 과거는 어땠을까?

황희와 함께 조선 최고의 명재상으로 꼽히는 맹사성은 남루한 옷차림으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것을 취미로 하고 있었다. 보통 어느 정도 자리에 올라가면 옷도 좀 차려 입고, 갓이나 신발도 조금 좋은 것으로 갖추기 마련이지만 맹사성에게 옷은 그저 여름 겨울 한 벌씩이면 충분할 정도로 옷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고 한다.

맹사성의 이런 청렴함은 겉멋만 잔뜩 든 젊은 서생들에게 오해를 사기도 했다. 한양에서 과거시험이 치러지기 며칠 전의 일이었다. 맹사성이 유유자적하게 홀로 한양 근교를 걷다가 정자에서 홀로 술을 마시는 젊은 유생을 만나게 되었다. 유생은 남루한 차림의 맹사성을 보고 ‘촌에서 과거 시험 보려고 올라온 늙은 선비군’ 하고 생각을 했고, 심심하던 차에 저 늙은이나 좀 골려 먹어야겠다, 하고 맹사성을 불러 함께 술 한 잔 하며 함께 시조나 읊어보자고 권했다. 맹사성 역시 심심하던 차에 잘됐다 하며 자리에 앉았다.

늙은 재상 앞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유생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이것저것 풀어 놓으며 잘난 척을 하기 시작했다. 맹사성도 예상보다 명석한 유생을 보고 조금 놀라고 있었다. 둘의 대화는 술과 함께 깊어졌고, 유생이 공당놀이를 제안했다. 공당놀이는 시조를 한 구절씩 읊으면서 끝을 ‘공’이나 ‘당’으로 끝내는 일종의 말장난이었다. 맹사성이 먼저 음을 띄웠다.

“무얼하러 여기 왔는공?” 맹사성의 말에 유생이 “과거시험을 보러왔당”하고 받아쳤다.

“과거 시험은 봐서 무얼하려는공?”하고 묻자 “장원급제하여 입신양명할거당” 하며 자신만만하게 웃어보였다. 당신같은 늙은 선비와는 비교되지 않는 찬란한 미래가 기다린다는 자만심 같은 것이었다.

맹사성은 그런 유생의 행동이 조금 웃기기도 하고, 또 자신이 과거시험 면접관이기도 해서 슬쩍 운을 띄워 보았다. “내가 좀 도와줄공?” 유생은 더 크게 웃으며 “너는 못할거당!”하며 호탕하게 웃어 버렸다.

과거시험 당일이 되고, 맹사성이 최종면접관으로 응시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함께 공당 놀이를 했던 유생의 차례가 되었고, 감히 고개도 들지 못하고 잔뜩 긴장한 채 면접관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맹사성은 최종면접까지 올라온 유생이 기특하기도 하고 또 재밌기도 해서 “시험은 좀 어땠는공?”하고 물었다. 놀란 유생이 토끼눈을 하고 맹사성을 올려다보고는 그대로 넙죽 엎드려서 “죽여주시당! 죽여주시당” 하고 외쳤다고 한다.

겉 모습이 화려하다고 해서 그 내면까지 화려한건 아니라고들 말한다. 어느정도 예의를 갖출 정도로 차려입는 센스는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고급스러운 것을 찾다간 평생 종이 쇼핑백만 들고다닐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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