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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명장면 따라잡기, 나도 한 번?
최초작성날짜 : 2012-08-27 10:45:26, 글자크기   

요즘은 한 달에도 몇 편씩 다양한 영화들이 개봉을 한다. 불과 5, 6년 전만해도 영화 한편이 극장에 걸리면 적어도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는 상영을 해 줬는데, 이제는 길어야 보름, 심지어 3, 4일만 깜짝 개봉하고 사라지는 영화들도 비일비재하다. 물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야 매우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한 영화에 대한 애정이 쉽게 생기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영화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에 평생을 영화관에서 보내고 싶어 할 만큼 푹 빠져 있는 씨네키드가 영화의 명장면을 따라하다가 죽을 뻔 한 사건으로 기사에 오른 적이 있었다. 그는 1960년대~1970년대 영화를 광적으로 좋아해서 평소에도 그리스의 대니처럼 옷을 입었고, 토요일 밤의 열기의 토니처럼 춤을 추었으며, 웨스트사이드스토리의 마리아 같이 순박한 여자친구를 사랑하고 있었다.

특히 그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는 존트라볼타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그리스’ 라는 영화였는데 이 영화에 나오는 뮤지컬을 모두 외울 뿐만 아니라 안무와 대사까지 줄줄히 외우고 다니며 자신이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행동을 했다고 한다.

이 남자에게 꿈이 있다면 ‘그리스’의 첫 장면에 나왔던 연인과의 해변 키스신을 재연하는 것이었다. 그리스의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첫 장면을 보면 이제 막 만난 연인이 단 둘이 해변을 뛰어 다니며 철썩이는 파도에 누워 애절하게 키스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쉽게도 ‘그리스’의 올리비아 뉴튼 존과는 전혀 다른 외모의 여자 친구이기는 하지만 순진하고 착한 여자친구를 설득해 LA해변의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가 영화의 장면을 고스란히 재연해 보기로 결정했다.

모든 일은 순탄하게 풀리는 듯 보였다. 키스를 거행(?)할 해변은 돌과 바위가 많아서 찾아가기조차 힘든 해변이었고, 다행이 알려지지 않은 장소였기 때문에 누가 발견할 걱정도 없었다. 남자는 미리 준비한 캠코더로 그리스의 앵글 그대로 자신과 여자 친구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여자 친구도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자 대담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남자와 뜨거운 분위기를 만들며 영화 속 주인공보다 더 끈적끈적하게 눈빛을 주고받았다.

둘은 바위와 자갈로 가득한 해변에서 술래잡기를 하며 뛰어 놀았고, 그렇게 원하던 해변 키스신도 영화와 비슷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뜨거운 LA한복판에,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해변이 있다는 것은 뭔가 조금 찜찜한 일이었다. 사방은 바위로 둘러싸여 있고, 해변의 넓이는 두세 명이 충분히 놀 수 있을 만큼 적당한 크기였다. 만약 주변을 조금만 둘러봤다면 이 남자와 그의 여자친구가 목숨을 위협 당할 만큼 위험한 일에 쳐하진 않았을 것이다.

둘은 만족할 만큼 영화의 장면을 재연했고, 뜨거운 LA날씨를 즐기기 위해 수영을 하러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전혀 예상치 못한 영화 한편을 다시 찍게 되었다. 바다에 상어가 나타난 것이다. 둘은 졸지에 영화 ‘죠스’의 엑스트라 1, 2가 되었고, 괴수 영화의 엑스트라들이 의례그렇듯 영화 초반에 목숨을 잃을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다행이 여기서 나타난 상어는 영화 죠스에서 나왔던 포악한 상어는 아니었기 때문에 생명에 큰 지장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너무 외진 해변에서 상어를 목격했기 때문에 서둘러 밖으로 나와 도망을 가게 되었고, 바위와 자갈로 전치 3주 이상의 상처를 입게 되었다.

아무리 영화가 좋고, 연인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도 안전에 대한 확신이 생긴 이후에만 행동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목숨을 위협반은 경험은 결코 로맨틱한 추억이 될 수 없다. 만약 있다고 해도 두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추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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