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매년 열리는 나치들의 행진이 인종차별 치유를 위한 자선기금 모금 행사로 탈바꿈됐습니다.

독일 바이에른주에있는 주민 1천명 규모의 분지델 마을에서 매년 11월마다 신(新) 나치(Nazis) 추종자들의 순례 행진이 벌어집니다. 아돌프 히틀러의 충성스러운 심복이었던 루돌프 헤스의 묘가 이곳에 있기 때문에 시작된 행사인데요, 그들의 순례를 저지할 방법이 없었던 당국에서는 매년 나치 추종자들의 대외적인 활동에 골치를 썩히고 있었습니다. 

독일 바이에른주 지방 당국과 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쳐 2011년 루돌프 헤스의 묘를 옮겼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200명의 신나치 구성원들이 모여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그들의 이런 반 인륜적인 행동이 예년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나치 반대 캠페인을 주도하는 한 시민단체가 신나치들 몰래 이들이 1미터 걸음마다 마을 주민들이 10유로씩 내는 모금활동을 기획했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신나치 행진을 반대하는 데모를 철수하고, 이와 반대로 나치 피해자들과 인권 피해자들을 위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나치 추종자들의 행진으로 이뤄진 나치 반대 캠페인의 기부 수익금은 무려 1만 유로가 모였으며, 신나치 순례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스스로를 반대 하는 기금을 모으는 발걸음을 이어갔습니다. 

나치 반대 시민단체에서는 행진 코스에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마인 캄프)을 빗댄 '나의 주전부리'(마인 맘프) 같은 농담 짙은 문구들을 적어 놓은 깃발을 내걸고 바나나를 놓아두는 등 기이한 풍경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신 나치 주의자들이 추종하는 루돌프 헤스는 전쟁 이후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93세의 나이인 1987년에 자살했으며, 일부 신나치들은 헤스를 나치의 순교자로 여긴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