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심리에는 매우 오묘한 감정들이 숱하게 숨어 있다. 서로의 자잘한 감정으로 큰 싸움이 나기도 하고, 전혀 생각지 않았던 일이 실마리가 되어 엉켜 있던 인간관계가 술술 풀리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읽고 어려운 문제를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여자를 침대까지 모셔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끔은 값비싼 선물을 바쳐야 하고, 시간과 끈기를 갖고 기다릴 필요도 있다. 그렇다고 모든 여자들이 남자와 한 이불을 덮고 자는데 큰 수고를 요구하는 걸까? 가끔은 생각 없이 내뱉은 말 한마디로 그녀와 불같은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평소의 작은 습관이 그녀의 눈에 띄어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감정이 바로 동정심을 이용한 작업 방법이다.
여성들에게 동정심은 거부할 수 없는 본능과 같다. 누군가를 가엽게 여기는 마음, 불쌍한 것들을 무시할 수 없는 마음은 여성의 가장 큰 장점이자 약점이 된다. 보통 모성애라고 정의되는 이 감정은 남녀관계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미국 피츠버그에 케롤리나라는 아가씨가 살고 있었다. 고등학교 퀸인 케롤리나는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 백인 소녀였다. 학교에서는 치어리더를 하고, 학교의 괜찮은 남자들이란 남자는 모두 그녀와 스캔들이 날 정도로 인기 있었다. 하지만 이런 숱한 스캔들은 그저 소문만 무성할 뿐 실제 그녀와 진지하게 만나는 남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케롤리나는 매우 아름다운 외모만큼 높은 콧대를 자랑하고 있었다. 잘생기고 멋진 남학생들도 그녀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기만 했고, 그럴듯한 고백은커녕 말 한마디 제대로 나눠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녀는 그런 자신의 오만방자함이 자신의 지위를 더욱 높여준다고 생각하고, 그녀에게 다가오는 별 볼일 없는 남자들을 무참히 깔아뭉개는 일에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졸업을 하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로 대학 입학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 있던 콧대는 고향을 떠나서까지 당당하게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평상시 자신의 행동대로 자신의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는 어디에 가도 뒤처지지 않았고, 곧바로 수많은 추종자들을 만들어냈다.
그녀의 학교에는 평소 눈에 띄지 않는 소심한 성격의 남학생이 있었다. 그는 그녀를 곁눈질 하지만 절대 말을 걸지 않았고, 함께 과제를 하거나 팀플을 할 때도 늘 뚝 떨어져 혼자 있기를 즐겨했다. 아무도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고, 그녀 역시 처음엔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그의 팔짱을 끼고 공식 연인이 되었음을 발표하는 게 아닌가.
학교는 발칵 뒤집어졌다. 별 볼일 없는 정도가 아니라 학교의 대표 찌질 이처럼 보이던 그가 어떻게 그녀와 사귈 수 있냐며 반발하는 사람들도 등장했다.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아직 총각이이라니까 날 아주 불쌍하게 보더라고. 그래서 그대로 같이 기숙사로 들어가 버렸지. 그 다음부턴 일도 아니던데 뭐.”
남자는 우연한 기회에 그녀와 함께 맥주를 마실 일이 생겼다. 거기서 가볍게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가 아직 총각딱지조차 떼지 않은 동정이라는 말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불쌍하게 여긴 케롤리나는 그대로 그와 함께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되고, 불쌍한 남자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관계를 키워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자신의 약점을 이용해 여인의 동정심과 모성애를 일으킨 남자는 학교의 퀸카를 자신의 여자친구로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혹시 남들에게 말 못할 약점이 있다면 이것을 역이용해 그녀에게 어필해보는건 어떨까? 그녀의 넓은 포용력으로 당신을 품에 안아줄지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