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를 하다보면 가끔 정말 쓸데없는 지출에 어이상실 할 때가있다. 인터넷에서 찾은 맛있고 값싼 음식점을 한 시간이나 걸려 찾아내고는 5천 원짜리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별 다방 커피숍에 가서 5천 5백 원짜리 커피를 마실 때, 우리는 돈의 개념을 전혀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 빠진 기분을 접한다.
신선한 돼지 안심으로 만든 돈가스도 5천원이면 정식으로 먹을 수 있는 세상인데, 왜 까만 물 한잔을 돈가스 한 덩어리보다 더 비싸게 주고 먹어야 하는 걸까.
예전에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김밥 한 줄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는 여자를 두고 ‘된장녀’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괜히 멋 부리기 위해 커피숍에 앉아있는 허세 짙은 여자들을 폄하하는 이름이었다. 지금은 어떨까?
과연 유명 커피숍 종이컵을 들고 다니는 여자를 보고 ‘와 된장녀 지나간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요즘은 자판기 커피 마시는 사람이 더 신기하게 보일 정도로 브랜드 커피의 인지도가 확고해 졌다.
하지만 남자들은 아직 이해가 안 간다. 저 커피 값이면 차라리 점심을 더 좋은 걸로 먹을 수 있을 텐데, 밥은 5천 원짜리 백반을 먹고 비싼 커피로 지갑을 거덜 내냐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여자와 남자의 알 수 없는 심리 차이인 것일까? 아무리 넓은 포용력으로 이해하려 해도 쉽게 알 수 없는 일이다.
남자들은 모든 일에 완벽한 결과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일을 할 때도, 데이트를 할 때도 남자들의 머릿속엔 자신의 손에 잡을 수 있는 결과물이 있기를 바란다. 성공적인 업무수행과, 완벽한 연애생활이 그들의 머릿속엔 가장 깊게 각인되어 있다.
여자들은 조금 다르다. 결과는 어떻게 나오든 그 때가서 생각하면 된다. 가끔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이럴 때도 크게 당황하는 법이 없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비싼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바로 이 차이에서 나온다. 남자는 커피를 마시면 지갑에서 돈이 나간다는 결과를 생각한다. 여자는 커피를 마셨을 때 생기는 여유와 편안함을 먼저 생각한다. 조금 비싼 커피를 마심으로써 그날 하루를 조금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밥이 아닌 커피에서 그런 여유를 찾는 것일까? 조금 비싼 밥을 먹어도 그런 여유로움은 찾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답은 매우 간단하다. 많은 여자들이 밥을 배부르게 먹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여자들에게 밥은 입속의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뱃살을 불리는 스트레스의 원인이기도 하다. 외식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면 이런 불안감에서 아주 약간 해방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천오백 원하는 김밥 한 줄과, 오천 원짜리 백반으로는 자신의 가치가 조금 떨어졌다는 우울한 기분을 만든다. 이 우울한 기분은 맛있는 커피 한잔으로 보답 받을 수 있다.
요즘은 많은 남자들도 브랜드 커피를 즐기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이상할 게 없는 현상이다. 물론 커피 한잔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커피숍의 편리한 서비스와 질 높은 커피, 그리고 한숨 쉬어갈 수 있는 공간에서의 시간은 커피 값을 조금 덜 아깝게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여자가 밥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커피가 맛있고, 자신이 맛있는 커피를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위해서다. 게다가 그 안락한 분위기는 커피의 카페인보다 더 깊은 중독성이 있으니 어찌 발길을 끊을 수 있겠는가. 만약 커피 값이 그래도 아깝다면, 그런 안락한 기분을 줄 수 있는 남자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한 손엔 집에서 로스팅한 깊은 향의 커피가 들어있는 보온병이 들려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심리를 알면 사랑이 보인다> -LJ비뇨기과- www.lju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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