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귀신 이야기가 가장 무서웠었다. 나이가 들고 머리가 크면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형체도 없고 확실하지도 않은 귀신보다 옆에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한테 상처 받는 일엔 약이 없는듯하다.
아무리 내성을 만들어도 새로운 상처를 받을 때마다 100% 퓨어 한 충격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고, 가족, 형제들끼리 속고 속이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큰 상처는 뭐니 뭐니 해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느낀 배신이 아닐까 싶다.
친구들은 한 번에 여러 명을 사귈 수 있다. 한 번에 두 명씩 만나도 되고, 누굴 만났다고 삐지거나 일방적으로 헤어지자고 선언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사귀다가 안 만나면 잊히는 거고, 계속 만나면 평생 함께할 친구가 되기도 한다. 이런 친구들이 뒤통수치는 일은 돈이 관련된 일 아니고선 찾기 어렵다.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좋으나 싫으나 평생 함께 할 가족들이고, 아무리 절연을 해도 언젠가는 만나게 될 핏줄이다. 돈이나 재산문제가 끼어들지 않는다면 물보다 진한 혈연으로 서로 이해하고 감싸 안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은 다르다. 남녀 간의 배신은 다른 배신에 비해 잃는 것이 너무나 많다. 사랑에 빠진 남자는 끝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달려간다. 앞에 거대한 장애물이 있어도 사랑 하나면 모두 해결 되는 줄 안다. 돌진하다 보면 부서지는 벽도 있고, 튕겨내는 벽도 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상처 주는 벽이 더 많을 것이다.
모든 사랑이 행복하다면 사람들은 러브스토리에 그토록 목메어 하지 않을 것이다. 비극이 더 많고, 그 아픔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고 잔인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사랑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까. 매정하게 돌아선 그녀를 보며 상처 입은 자신을 달랠 수 있는 좋은 명약은 언제쯤 개발 될까.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거나 상처받았을 때, 교과서적으로 행동하는 양식이 하나 있다.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술이 깰 때쯤 다시 술로 해장을 한다. 동네방네 소리 지르며 자신의 상처를 알리지만 술이 깬 뒤엔 기억에 없을 것이다. 술에 힘을 빌려 그녀에게 전화를 걸기도 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더 매정한 그녀의 목소리뿐이다.
심한 경우 너 없인 못살겠다며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지만 결국 어떻게든지 이겨내고 다시 삶을 살아간다. 상처엔 후X딘이 아니라 시간이 명약이다. 마음의 상처는 어떤 연고로도 치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 만남은 상처를 어느 정도 치료를 한 뒤에 만나는 게 좋다. 확실히 치료하지 않은 상태에선 다시 다치기 쉽고, 더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땐 자신만 다치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상대도 같이 다칠 수 있다. 어느 정도 딱지가 지고 새 살이 올랐을 때 만난다면 상처도 잊을 수 있고, 더 깊게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사람에게 상처 받는 일이 바로 삶을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온실 속 화초처럼 누구에게도 상처 받지 않는 삶은 진정한 사랑 역시 접근하기 어렵다고 한다. 상처를 두려워하는 것보다 더 깊게 사랑할 다짐을 해 보는 건 어떨까. 언젠간 다 추억이 되고, 젊은 시절의 훈장이 될 것이다.
상처가 두려워 움츠리고 있는 모습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다. 맹목적으로 장애물에 부딭치는 일도 젊었을 때 아니면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사랑하고 상처받고, 또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심리를 알면 사랑이 보인다.> -LJ비뇨기과- www.lju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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