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을 버리고 자유를 찾으라. 그야말로 도에 경지에 오른 도인들의 명언 같은 말이다. 이런 교과서 적인 말은 삶의 어느 길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돈에 집착하고, 소유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그 끈을 놓아버리는 순간 그동안 쌓였던 온갖 스트레스에서 해방이 되면서 진정한 자유를 찾는다고들 한다. 이 집착은 연애에서도 크게 적용이 된다.
한 남자가 있었다. 이 남자는 훤칠한 키에 연예인 뺨치는 외모를 갖고 있었고, 주위에는 그의 눈길 한번 받아보려고 줄을 선여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얼굴만 잘생긴 게 아니라 공부도 잘해서 남들 부러워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고, 굴지의 기업에 입사해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다.
연애 경험도 적당히 있었고, 그의 배경과 어울리는 멋진 여자들도 어려움 없이 만나고 있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좋은 배필을 마나 가정을 차리고 그가 그래왔던 것처럼 완벽한 아이를 낳아 잘 키우는 것뿐이었다. 모두들 그의 완벽한 삶을 부러워했고, 그의 미래는 눈에 보이는 것처럼 완벽할 것만 같았다. 그가 한 여자에게 집착을 하기 전까진 말이다.
그가 그토록 집착했던 여자는 보잘것없는 평범한 여인이었다. 어려운 살림이지만 꾸준히 공부를 했고, 지방 국립대를 나와 어렵게 서울로 상경해 첫 직장 생활을 하던 여인이었다.
얼굴도 수수했고, 배경이 화려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수수한 매력에는 남자의 시선을 끄는 묘한 마력이 있었다. 남자 역시 그런 매력을 보고 그녀와 사랑에 빠졌고, 둘은 꽤 깊은 사이로 발전하며 장래를 약속하는 사이가 되었다.
이런 드라마틱한 커플들 사이엔 꼭 둘을 방해하는 악당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모든 스토리텔링이 그렇듯 이 커플의 방해꾼 역시 남자의 하늘같은 부모님들이었다. 남자의 어머니는 아들이 아까워 미칠 것만 같았다. 저런 보잘것없는 여자를 며느리로 보려고 저렇게 멀쩡하게 키워왔던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구석이라곤 찾을 수가 없었고, 하나하나 따져볼수록 미운구석만 더 집중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그동안의 품위를 생각해 아주 점잖게 아들을 설득했다. 여태 어머니에게 순종하고 살던 아들은 그 때 처음으로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꼈다. 자신의 삶이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자는 과감히 어머니의 충고를 뿌리치고 멜로 영화라도 찍듯 여자와 함께 도망을 갔다.
하지만 순진하고 착하게만 보였던 여자에겐 이면의 모습이 있었으니, 아무리 사랑하는 남자라도 미래가 어둡고 고생길이 훤한 남자와 평생을 살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여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남자를 떠났다. 남자의 인생에선 처음 맛보는 좌절이었고, 너무 큰 상처였다. 이별은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그도 모르게 그녀의 뒤를 캐고 있었다.
그렇게 완벽하게 보였던 남자는 이제 여자의 스토커가 되어 밤마다 그녀의 가족들을 괴롭히고 있다. 아무리 뜯어 말려도 소용이 없었고, 남자의 부모가 와서 말려도 소용없었다. 차라리 자신의 아들과 결혼을 해달라고 빌었지만 바닥을 보인 남자에게 돌아갈 여인이 아니었다. 결국 남자가 내린 결론은 죽음으로 완벽해지는 사랑이었다. 남자는 칼부림을 쳤고, 여자는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경찰이 출동했고, 남자는 집착과 소유욕, 사랑에 대한 지나친 환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경찰서행 신세가 되고 말았다.
집착은 절대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상대방과 자신을 평생 괴롭히기 때문이다. 이런 커플이 결혼을 한다면 집착이 사라지게 될까? 예상컨대 남자는 아내를 의심하는 의부 증으로 집밖으로 나갈 수도 없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런 사랑은 백번 양보를 한다 해도 절대 행복해 질 수 없다. 사랑은 두 사람의 자유와 독립성을 어느 정도 인정해 줄 때 오랫동안 지속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심리를 알면 사랑이 보인다> -LJ비뇨기과- www.lju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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