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불륜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TV만 켜면 여기저기서 불륜이 쏟아지고, 드라마를 보면서 여성들은 바람 피는 남자주인공을 향해 저주를 퍼붓고, 남성들은 상대가 바람 핀다고 맞바람을 피는 여자주인공에게 혀를 끌끌 찬다. 불륜 소재의 드라마가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다 끝이 나면, 새로운 드라마 역시 불륜으로 시작된다. 마치 대한민국 부부들의 ‘바람기’가 당연시 된 듯하다.
불륜(不倫)이란,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요즘 우리는 불륜을 부부 간의 외도로 생각하고 있다. 평생 함께하겠다는 결혼서약을 잊은 채 새로운 사람에게 애정을 쏟고 가정을 외면하는 행동이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저버린 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이렇게 비난 받는 일이 많은 사람의 대중성과 공감을 얻어야 하는 TV방송을 장식하고 있다면, 실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뜻은 아닐까.
누구나 내 배우자도 새로운 사람에게 유혹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유혹은 한 쪽에서 막는다고 상대가 친절하게 멈춰주는 것이 아니며, 그 유혹에 끌리는 것 역시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대부분 집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남성들은 집에서 살림하는 아내가 누군가의 유혹을 받으리란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사실, 남성들에게 더 많은 유혹이 따라오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은 시대가 달라졌다.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여성들이 늘어났고, 전업주부로 나선 여성들도 스스로를 꾸미고 자기계발에 쏟는 시간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밖에서 일을 보는 남성들도 상대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쳐 오는 누군가가 있는지 경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결혼 생활이 지속될수록 서로에게 관능적 매력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연애 때처럼 항상 몸에 긴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모든 생리현상을 옆에서 지켜보며 모든 가정사에 소소하게 일어날 수 있는 산전수전, 우여곡절을 함께 겪은 부부는 사랑이라는 애틋한 감정만큼 두터운 동지애가 생겨난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면 동지애가 모든 감정을 아우르는 최우선이 되기도 한다. 서로에게 성적 욕망이 사그라지는 시기가 아마 이 때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한결같은 친구처럼 늘 편하고 위해주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결혼생활에서 애정이 필수인데, 그것이 빠져 있다면 온전한 결혼생활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부부일지라도, 그 속은 애정결핍으로 가득할지 모른다.
부부사이가 소원해지는 데에는 사회적인 환경도 한 몫 할 것이다. 아이가 생기면 여성은 육아를 책임져야 하고, 남성은 부담하는 가계가 급격히 늘어난다. 이처럼 육아는 부부에게 거대한 잠재적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이다.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며 정신적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하지만, 육체적 피로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좀 더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므로 부부 사이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 많은 부부들의 전언이다.
또한 아이의 출산은 아내의 몸매 변화를 가져와 부부관계에 새로운 이상기류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런 변화를 잘 넘긴 부부들은 외도의 유혹을 쉽게 뿌리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부들은 유혹에 속수무책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특히, 몸매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겪은 아내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남편이 밖에서 누군가의 유혹을 받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유난히 섹시한 사람들이 있다. 같은 중년의 나이일지라도, 20대의 유행을 그대로 소화하는 몸매 되는 여성들이 있다. 게다가 그녀들이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사회에서 남성들과 마주한다면, 집에 있는 아내들은 이런 생각만으로 아찔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요즘 중년의 남성들에게도 앞에 ‘미(美)’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미중년이 20대의 꽃미남보다 더 인기 있다는 사실은 아내들이 얼마나 멋지고 로맨틱한 남성들에게 환상을 품고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각자 바라는 이성 상이 있음에도 나이가 먹었기 때문에, 이미 부부가 되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숨기고 ‘그저 그렇게’ 세월을 보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불륜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TV 드라마에서 무수히 쏟아내는 불륜의 이유는 바로 ‘로맨스’이다.
결혼을 하고 나서 찾아온 이상형의 이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진다는 것. 그러나 이것은 불륜에 대한 변명일 뿐이다. 결혼 전에는 옆에 있는 아내와 남편이 밤마다 잠 못 이루게 생각나고 마음을 달뜨게 했던 바로 그 연인이었다는 것을 잊은 것일까?
감정은 바람과 같아서 누구에게나, 어느 순간에나 찾아올 수 있다. 결혼 전에 찾아오면 환영할 감정이 결혼 후에는 불륜이 된다. 어찌 보면, 제도와 관습에 차이로 사회적 비난거리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불륜은 말 그대로 사람의 도리에서 벗어난 것 아닌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인 이상, 결혼서약 때의 마음가짐을 잊지 말고 세월이 주는 변화에 순응하자.
세월의 흐름 안에서도 마음속에 있는 이성 상을 아내와 남편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북돋워주자. 가정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는 이기심이야 말로 사람의 도리에서 벗어난 행동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연애 속 공감대> -LJ비뇨기과- www.lju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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