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인’을 꿈꾸다
포커에서 가지고 있던 돈을 한판에 전부 거는 것을 ‘올 인(all in)’이라고 한다. 그 판에 대한 굉장한 확신이 없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사랑에도 ‘올 인’이 있다.
2003년 방송사 특별기획으로 제작되었던 ‘올 인’이라는 드라마를 기억하는가. 모래시계 이후, 남성들을 TV 앞에 앉혔던 도박 드라마였다. 그 드라마의 주인공은 도박에 천부적인 자질을 갖고 있었던, 그래서 평탄한 삶을 살지 못한 남자였다. 그가 도박판의 전설처럼 불리게 된 후, 맨 마지막에 남긴 말은 결국 사랑에 ‘올인’하겠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한 여자를 사랑하겠다고 말하는 그의 애절함이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필자가 감히 남자의 사랑에 대해 말하자면, 남자는 사랑에 ‘올 인’ 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현재 자신의 마음속을 차지하고 있는 여인에게 ‘올 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는 단순한 습성 때문이다. 그런데, 왜 자꾸 다른 데로 눈을 못 돌려 안달이냐고? 그건, 본능이다. 여자들은 자꾸 남성의 본능을 ‘왜?’라는 말로써 추궁하려 든다. 수컷의 본능으로 어쩔 수 없이 돌아가는 눈이지만, ‘내 마음 속 여인은 너 뿐이야’라는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님을 믿어주기 바란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가장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꼽히는 공민왕의 사랑 역시 ‘올 인’이다. 비록 나라 간의 정략결혼으로 이루어진 혼인이었으나, 노국공주를 사랑하는 그의 마음은 후세에도 기억될 만큼 애절했다.
이것은 고려 왕조에서 유일하게 쌍릉으로 축조된 공민왕릉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노국공주의 무덤 옆에 자신의 무덤을 만들고 두 무덤을 연결하는 통로까지 만들어 죽어서도 공주의 옆에 있고 싶어 했다. 함께 말을 타고 국사를 논하며 늘 옆에 있던 공주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공민왕은 그녀의 초상화와 마주앉아 식사를 하고 그 초상화와 대화를 나누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하는데, 그 모습은 사료에 나와 있는 정신병이 아니라 연인을 떠나보내기 싫은 마지막 발악이지 않을까.
여성들이 즐겨 접하는 드라마나 영화의 매체에서 등장하는 남자주인공들은 늘 이런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다. 여리여리한 여자주인공을 향해 모든 것을 ‘올 인’하는 것이다. 재력이 있는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얼마면 되겠니’라며 서슴없이 자신의 돈을 내어놓고, 줄 것이 마음밖에 없는 남자는 그 여자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쳐버린다. 이것을 보는 여성들은 그런 남성상에 열광하고 자신도 그런 사랑을 꿈꾼다. 여기까지는 아주 좋다. 그런데, 자신이 그런 사랑의 주체가 되는 여성들이 있다.
다 퍼주는 사랑. 사랑은 밥통의 밥이 아니다. 다 퍼주고 바닥이 보이자, 남자가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 때문에 가슴에 큰 멍을 지니고 사는 여성들이 있다. 사랑의 방식이 서로 달랐을 뿐, 남자는 여성들이 퍼주는 그 밥을 먹고자 마음을 주지 않는다. 그 밥은 자신 스스로도 지을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남성은 스스로 그 밥을 지어낼 때 성취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향상된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남성의 자존심을 외면하진 않았는지 생각해 보라.
남자는 동물적인 수컷 본능도 있지만, 반대로 굉장히 계산적이다. 그가 ‘올 인’하여 마음을 주는 상대는 ‘확실한’ 여성인 것이다.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면 정신없이 빠져들어 버리는 게 남자다. 자신은 ‘올 인’하되, 자신에게 ‘올 인’하는 것엔 부담을 느끼는 남자. 정말 멋진 동물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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