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서로를 필요로 해서 절실하게 끌어당기는 것이 현실이지만 만약 한 세계에 단 한 가지 성(性)만이 존재한다면 그 세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한 것이 사실이다. 뇌리를 스쳐지나가는 일반적인 관념은 남자들만 모여 있는 세상이 여자들의 것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고 불행할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남녀가 완벽하게 분리된 채 살아간다면 그들에게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서로의 부재에 대해서 뒤돌아보는 이 시간이 지금 곁에 있는 누군가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자들은 작은 발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수선을 떠는 여자들을 시끄러운 생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그들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여자들이 끼어들면 잘 되던 일도 망해버린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남자들도 결국 여자가 없는 세계 속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남자의 본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그들의 심리를 설명하기 위해 성욕을 그 원인으로 꼽을 것이다. 여자들에 비해 월등히 강한 성욕을 지니고 있는 남자들은 피를 들끓게 만드는 욕망을 해소하지 못할 때 괴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남자들의 습성은 시간과 공간을 막론한 채 여자를 필요로 하는 상황을 만들어냈고, 심지어 전쟁터에서조차 성욕해소라는 목적으로 여인들을 데려가게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욕망에 몸 달아하는 성향이 적은 여자들에게 남자들은 어떤 필요성을 지니고 있는 걸까.
여자들은 가끔씩 이유 없는 슬픔을 만들어 내어 그 속에서 우울해하는 자신의 모습을 감상적으로 바라본다.
그럴 때마다 남자들은 여자의 슬픔을 만들어내는 가장 큰 원인으로 그 곳에 존재하는데, 오랜 고민 끝에 내려지는 결론이란 언제나 ‘남자 따위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눈앞에 나타난 그에게 정신없이 달려가 안기는 여자의 마음속에는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는 애정과 더불어 이성에 대한 필요성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다.
독립적이고 강한 여성도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는 하릴없이 약해지기 마련인데, 남자들의 성욕이 가장 원초적인 욕망이라면 여자들의 본능이란 보호받고 싶다는 소망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결국 여자들이 남자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내면에 존재하는 나약함을 드러내고 싶다는 욕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남녀가 단순히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자신의 육체에서 들리는 본능의 소리를 귀담아듣지 않더라도 서로 다른 존재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이 이성에 대한 관심을 만들어내기도 하니까 말이다. 자신과 다른 몸이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성에게 느끼는 궁금증이 사랑이라는 감각을 일깨우는 가장 원초적인 이유가 되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이다.
세상에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는 이들도 있지만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해 늘 티격태격 다투면서도 서로를 끊임없이 갈구하는 연인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자신에게는 없는 어떤 부분이 그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러한 관심이 서서히 사랑으로 바뀌게 되는 일이 남녀 사이에서는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마음은 사랑을 만들어내는 가장 가치 있는 원인 중 하나이다. 가끔은 몸과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사랑에 매달려 보는 것도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다.
<연애 속 공감대> -LJ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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