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을 위해 이런 것까지 해주는 여자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많은 행동과 말들을 한다. 여자친구, 남자친구 없이 지내다 애인이 생기면 아무래도 생활에 조금이나마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문화적인 취향이나 성격, 식성 등 공통분모가 처음부터 많이 겹친다면 쉽게 가까워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호감 가는 그녀 또는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전에는 관심 없던 상대의 취미를 함께 배우기도 하고 그쪽의 취향에 나를 맞추기도 한다. 예를 들면 드라이브 하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 친구를 위해 면허를 따고 자동차를 구입한다거나, 청순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남자친구를 위해 머리를 길게 기르는 것 등이다.

이처럼 애인에게 이른바 ‘점수를 따기’ 위해 하는 행동들은 적당한 선을 지키면 연인과의 사이를 돈독하게 하기에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과유불급이다. 연인에게 나를 맞추는 것이 너무 과하여 어느 순간 ‘나’는 남지 않고 연인만 남는다면? 그것은 연인에게도 나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애인의 성(性)적 취향을 맞춰주기 위해 몸무게를 300kg이 될 때까지 늘린 여성이 있다면 어떨까?  

미국 네바다 주의 한 50대 여성은 원래 표준 체형의 날씬한 여성이었으나 24년 전 두 번째 이혼 후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다 보니 통통한 체형의 과체중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외로움 때문에 먹는 양이 늘어나는 게 아닌가 싶어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선 그녀는 통통한 여성을 좋아한다는 한 남성을 소개받았는데, 여기서 부터가 문제의 발단이라고 할 수 있다. 하필이면 새로 소개받은 남성이 비만한 여성에게 성적 흥분을 느끼는 취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연인 관계가 되었고, 그녀는 새 남자친구에게 맞추기 위해 하루에 13000Kcal의 음식을 먹어치우며 살을 찌우기 시작했다. 다이어트에 신경 쓰지 않는 여성이 하루 평균 섭취하는 칼로리가 2000Kcal 정도이니 그녀는 일반 여성의 거의 일주일 치를 하루에 먹는 셈이었다.

그러기를 십 수 년, 그녀의 몸무게는 300kg을 훌쩍 넘겨 초고도 비만에 접어들고 말았다.

“그를 만나서 데이트하는 시간의 전부가 요리하고 먹고 마시는 것이었어요. 내가 그렇게 먹고 있으면 언제나 남자친구는 그런 나를 행복한 얼굴로 바라보았죠.”

초고도비만 상태가 되자 그녀는 관절에 무리가 생겨 스스로 걸을 수도 없게 되어 휠체어 신세를 지지 않으면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게 되었고, 심장, 혈관, 혈압 등 과도한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의 위험으로 미관상의 문제가 아닌 생명의 위협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 그녀의 두 아들이 나섰다. 더 이상 엄마의 사생활로 방관하고 있다가는 그녀가 목숨을 잃게 생긴 것이었다. 아들들은 엄마의 ‘진짜’ 행복을 위해 남자친구와 헤어질 것을 권했고, 그녀는 처음에는 무척 두려워했지만 결국 제안을 받아들여 애인과 헤어진 뒤 하루에 3000Kcal만 먹으며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나를 희생하는 것은 분명히 성숙하고 존경스러운 행동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러한 희생에도 어디까지나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하며, 그 기준의 마지노선은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즉,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하는 행동에 나라는 존재가 휩쓸려서 사라져버리면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나를 주체로 하지 않은 사랑은 어떠한 희생도 맹목적이고 집착으로 변질되거나 상대의 뜻에만 그 행복 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진정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상대를 사랑할 수 있다는 말도 여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