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넣기만 하면...

생일이나 기념일 등 특별한 날 연인끼리 주고받는 선물 종류 중 연인의 사이를 더 돈독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으로 남녀가 입을 모아 꼽는 선물이 바로 속옷이다. 연인 간에 스킨십이나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기를 원할 때 서로에게 속옷을 선물하기도 하고, 부부가 매너리즘에 빠진 관계를 되돌리고 싶을 때 야한 속옷으로 뜨거운 열정에 다시 불을 지피려는 노력을 하는 모습은 이제 클리셰에 가깝다.  

그러나 이처럼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속옷 선물을 하기까지 남자들은 매우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바로 정확한 여성 속옷 사이즈를 알아내는 일이다. 일부 남자들은 자신의 속옷 사이즈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여자 속옷, 그 중에서도 브래지어 사이즈를 제대로 알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연인에게 들어서 알고 있던 사이즈로 사더라도 그녀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심지어는 여성들도 자신의 가슴 사이즈나 브래지어 사이즈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가슴에 정확히 맞는 브래지어를 제대로 입으려면 윗가슴과 밑가슴 둘레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대충 눈대중이나 손대중으로 맞추는 것은 틀리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속옷 선물을 하기 위해 여자 친구를 직접 데리고 속옷 전문점으로 가는 것은 더욱 민망한 일일 수밖에 없다.

가슴 사이즈를 정확히 아는 일은 여성들에게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그만큼 번거로운 일이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제대로 사이즈를 재지 않고 대충 생각하는 사이즈로 브래지어를 착용한다. 전문가들은 유방 모양이 형성되는 시기부터 사이즈를 정확히 알고 브래지어를 착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가슴 모양에 변형이 올 수 있는 것은 물론 어깨나 등, 허리에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여자친구나 부인에게 근사한 속옷을 선물하고 싶어도 정확한 사이즈를 몰라 고민하던 남자들은 물론 자신의 정확한 컵 사이즈를 언제 어디서나 간단히 재보고 싶은 여자들에게 희소식이 있다면 어떨까? 이번에도 과학 기술의 승리이다. 바로 스마트폰으로 가슴 사이즈를 정확히 측정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이 개발된 것이다. 이름부터 절묘한 치치(ChiChi)라는 이름의 어플은 일본에서 개발된 것으로, 어플을 켠 채 스마트폰을 여성의 두 가슴 사이에 살짝 끼워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사이즈를 측정해 준다. 개발팀은 어플의 작동 원리를 절대 비밀에 부치고 있으며, AA컵부터 F컵 이상까지 어떤 사이즈라도 정확히 측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많은 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베타테스터’ 모집 공고를 내걸기도 했는데, 내용인즉슨 더욱 정확한 측정값 미세 조정을 위해 테스트와 그 시연 과정에 ‘가슴’을 자원할 미모의 여성을 모집한다는 것이다. 공개 테스트에서 스마트폰을 가슴 사이에 끼우고 크기를 측정하는 모습은 뭇 남성들의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일부에서는 이 어플리케이션의 기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스마트폰의 앞뒤 카메라가 가슴 사이즈 측정을 핑계로 카메라를 작동시켜 여성들의 가슴을 몰래 촬영하여 비밀 서버로 전송하는 것은 아닌지 작동 원리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미 비슷한 원리로 사용자의 사진 정보를 동의 없이 저장하던 몰래카메라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했던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들을 잘 해결한다면 연인에게 속옷을 선물할 때 더 이상 잘못된 사이즈 때문에 교환을 하거나 매장에서 직원에게 설명하게 얼굴 붉힐 일은 없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