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이 알몸으로 춤 춘 이유 

옛말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다. 양잿물은 수산화나트륨으로 단백질을 녹이는 작용을 해 빨래 등의 찌든 때를 빼는 용도로 쓰인다. 그러나 사람이 마셨다가는 식도와 소화기관이 녹아 생명이 위험해지는 물질이다. 고로 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공짜 물건, 공짜 서비스를 좋아하는지를 빗댄 속담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이는 공짜 좋아하는 모습을 과장되게 표현한 것일 뿐 정말로 공짜라 해서 양잿물까지 마실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공짜 물건을 얻기 위해 무모한 짓을 벌이는 일이 종종, 아니 꽤 자주 있다. 이를 잘 아는 기업이나 가게에서는 홍보를 위해 파격적인 공짜 이벤트를 내걸곤 하는데, 주변에서만 보더라도 음식점들이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을 정해진 시간 내에 다 먹거나 아주 매운 맛 음식의 최고 단계에 도전하면 음식 값을 받지 않거나 공짜 이용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이는 음식점의 홍보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도전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손해에 가까운 일인데, 이것에 도전했다가 음식 값은 값대로 지불하고 배탈이 나거나 위장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서울의 한 놀이동산은 오랜 리뉴얼 공사 후 재 오픈 이벤트로 선착순 공짜 입장을 내걸었다가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안전 문제로 부랴부랴 취소한 일도 있었다.  

그런데 사람은 공짜를 위해 과연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을까? 많은 관중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힐 것을 알면서 알몸으로 춤까지 추었다면 어떨까?

러시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는 장내를 가득 메운 손님들을 상대로 즉석 댄스 경연 대회를 벌였는데, 상품이 다름 아닌 최신 스마트 폰이었다. 곧 한 여성이 스테이지로 올라오자 사회자는 더 짓궂은 요구를 했다. 섹시한 댄스를 위해 옷을 벗어달라고 한 것이다. 그러자 그 여성은 겉옷을 벗고 속옷 차림이 되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클럽 안의 분위기가 뜨거워지자 사회자는 다른 여성들을 도발하며 부추기기 시작했다. 마치 경매를 붙이는 것과도 같았다.

“다른 도전자가 없다면 상품은 이 분의 품에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자 곧 다른 여성이 무대로 올라왔다. 이 여성은 올라오자마자 속옷까지 남김없이 훌훌 벗어던지고 완전한 전라 상태로 춤을 추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여성은 아이까지 있는 유부녀였다고 한다.

뒤늦게 경연에 참가한 여성이 알몸이 되자 사람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은 극에 달했다. 그러자 앞서 속옷 차림으로 춤을 추던 여성도 질세라 옷을 벗고 알몸이 되었고, 마침내 두 여성은 함께 격렬한 동작의 섹시 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결국 두 여성 모두 상품을 받는 것으로 대회는 마무리가 되었는데, 문제는 대회 이후에 생겨났다. 나이트클럽은 폐쇄적인 공간이었으나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이 각자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면서 그녀들이 알몸으로 춤추는 모습이 전 세계로 퍼지게 된 것이다. SNS를 이용하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었을 뿐 아니라 외신들까지 토픽으로 소개하며 두 여성은 세계적으로 톡톡히 망신을 당하게 되었다. 더구나, 이들이 이렇게까지 해서 얻어낸 A사의 스마트폰은 최신형 모델인 6S가 아니라 두 단계나 구형 모델인 5S였다고 한다. 사회자의 발음이 어눌해서 잘못 알아들은 것이다. 공짜 물건의 가치가 자존심과 은밀한 프라이버시를 바꿀 만큼 높다면 그 개인의 삶은 너무 무가치하고 불행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