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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 칼럼
교태를 키우는 여인들
최초작성날짜 : 2012-11-26 10:49:20, 글자크기   

여자의 교태는 무대 위에서 재연되고 있는 완벽한 한 편의 연극처럼 치밀하게 구성되어 남자들의 이성을 빼앗는다. 밤새도록 이어지는 기쁨의 유희를 탄생시키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남성들의 본능을 정확하게 낚아 올리게 되는 것이다. 부르주아 시대의 여인들은 육체가 만연하게 무르익었을 때부터 자신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만을 집요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남자를 포로로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교태를 선택한 여성들은 끈질기고 집요하게 유혹의 기술을 익혀나갔다. 그것은 마치 주인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예들의 교육처럼 의무적인 느낌마저 풍기고 있었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교태를 익히려는 여성들은 사람들의 아니꼬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남자를 유혹할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여성들의 욕망은 실로 다양한 수단으로 나타났고 공들여 만든 곱슬머리나 학식, 음악 등을 통해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애썼다.

 

여성들은 애교를 부리거나 교태 섞인 웃음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는 남성들을 완전히 사로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새로운 교태의 방법을 고안해내게 되었는데 그 중 여인들의 각광을 받았던 것이 바로 향수와 네글리제였다.

유산계급 여성들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던 향수가 교태의 수단으로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현명한 몇몇 여성들은 남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향기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가장 확실하게 자신을 인식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냄새’라는 본능적 작용을 이용한 것은 실로 기발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여성들은 그 덕분에 보다 다양하게 남성들을 자극할 수 있게 되었다.

평범한 여자가 풍기는 달콤한 향취는 남자들이 한 번 더 그녀를 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고 그 여성은 자신이 선택한 향기에 무한한 만족감을 느끼며 고개를 꼿꼿이 쳐들고 지나갔다. 교태의 기술에 향수를 이용해보려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장미나 튤립 등의 흔한 식물성 향기는 유행에 점점 뒤처지게 되었다. 단순한 꽃향기는 촌스러운 소녀의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하게 되면 그 여성 또한 세련되지 못하다는 분위기를 주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여성들은 값비싼 페로몬을 구입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향수를 특별히 따로 제작하여 사용하는 등 남성들의 후각을 자극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부르주아의 여인들이 교태의 수단으로 선택한 또 다른 하나는 네글리제풍의 원피스였다. 잠옷을 연상케 하는 부드러우면서도 요염한 이 스타일은 남성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외출복에도 네글리제풍을 도입하였는데, 마치 방금 잠에서 깬 듯 순수하면서도 도발적인 옷차림의 여인들에게서 남성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의 곡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잠옷 같은 드레스위에 깃털로 만든 목도리나 숄을 걸친 여성들은 어딘가 모르게 청순하고 나약해보여 남성들의 가슴을 애태우는 일이 많았다.

이러한 네글리제풍은 근대의 수영복에도 도입되어 여성들로 하여금 잦은 해수욕을 하도록 만들곤 했다. 마치 커다란 조가비에서 갓 튀어나온 비너스라도 되는 것처럼 물속에서 우아함을 연출하는 여인이 있는가 하면, 물에 젖은 우아한 수영복위로 비치는 자신의 도발적인 나체를 자랑하기 위해 일부러 해변을 몇 시간이고 거니는 여성들도 상당수 있었다. 남성들은 이 모든 것들이 일종의 연극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넋을 놓은 채 그녀들의 모습을 경탄의 눈길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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