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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만장한 삶을 살았던 요부 엠마 해밀턴
최초작성날짜 : 2012-11-05 10:44:59, 글자크기   

영국 해군의 영웅 호레이쇼 넬슨 경과 엠마 해밀턴 부인은 세기의 로맨스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영국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엠마는 빈곤했지만 신으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은총 받았다. 무엇보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그녀는 자신이 지닌 아름다움으로 열여섯 살 때 멋진 장원의 주인 헤리 페더스톤의 정부로 들어가게 되었다. 헤리 페더스톤에게 화려한 생활을 제공받는 대가로 엠마는 쾌락을 제공하였던 것이다.

더구나 엠마는 헤리경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들 앞에서 야릇한 춤을 추며 눈요기의 즐거움을 주곤 하였다.

불과 열여섯 살의 어린 요부는 남자에게 쾌락을 제공해줌으로써 호화로움을 누릴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진리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엠마가 임신을 하였고 헤리경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면서 거리로 내쫓아버렸다.

남자에게 첫 번째 버림을 받은 엠마가 거리로 나앉자, 평소 엠마에게 군침을 흘렸던 헤리경의 친구 찰스 그레빌 백작은 그녀를 자신의 침실로 끌어들였다.

찰스 그레빌 백작은 엠마보다 열다섯 살이나 연상이었지만 그녀는 또 다시 버림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몸가짐을 조심하고 오로지 찰스 백작만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정숙함을 발산했고, 안에서는 요염하고 농후한 매력을 뿜어내는 내조의 여왕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레빌 백작과 엠마는 공원을 산책하다가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순간 엠마는 그 음악소리에 맞추어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불렀다. 엠마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순식간 공원에 울려 퍼지면서 사람들이 하나 둘씩 엠마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자신의 정부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견딜 수 없었던 그레빌 백작은 격분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엠마는 또 다시 버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화려한 드레스를 벗어 던지고 평범하고 소박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그레빌 백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간절히 용서를 빌었다.

4년이 지난 어느 날, 그레빌은 엠마와 살만큼 살았다고 생각을 하고 다른 여자와 정식으로 결혼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자신에게서 어린 정부를 떼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자신을 대신하여 엠마를 보호해줄 누군가를 찾아 나서게 됐다.

그레빌 백작이 찾아낸 사람은 바로 그의 삼촌이었던 윌리엄 경이었다. 마침 영국 주재 대사로 윌리엄 해밀턴 경이 나폴리로 가게 되었는데 그레빌은 삼촌에게 엠마의 아름다운 초상화를 보이면서 정부로 맡아주길 원했다. 엠마의 매력에 반한 윌리엄 경은 그녀를 데리고 나폴리로 떠나게 된다.

엠마는 다른 여자와 결혼을 위해,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많은 삼촌인 윌리엄 경에게 자신을 내팽개쳐 버린 그레빌에 대해 분노하면서 이제 더 이상 버림을 받지 않으려면 정부가 아닌 아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엠마 같이 이런 저런 온갖 소문이 무성한 여자와 윌리엄경은 결혼하려들지 않았다. 그녀가 매일같이 정식 부인이 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던 그 순간 나폴리 국왕 페르디난트가 우연히 산책을 하고 있는 엠마를 발견하고 접근하였다.

보통의 여자라면 왕의 접근을 받아들여 왕의 정부가 되어보려고 하겠지만 엠마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왕에게 자신의 요구사항들을 직접 친필로 적어주면 왕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겠다고 타협을 한 것이다. 왕은 엠마가 원하는 대로 친필로 적은 쪽지를 엠마에게 전했고 그 즉시 엠마는 왕비를 찾아 간다.

엠마는 자신이 윌리엄경의 정부가 아니라 부인이 되면 더 이상 남자들에게 원치 않는 유혹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간곡하게 청하였다. 영국 대사의 정부를 유혹한 남편에게 화가 난 왕비는 윌리엄 경에게 그녀와 결혼할 것을 요구했고, 윌리엄 경은 왕비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엠마를 정식부인으로 맞이하였다. 결국 그녀의 소원대로 신분상승을 하게 된 엠마는 영국 대사의 아내가 되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게 된다. 그 이후 엠마가 만난 사람은 넬슨 제독이었다.

넬슨 제독은 이미 결혼을 한 상태였지만 그녀에게 푹 빠져 엠마를 자신의 비서로 늘 곁에 두게 되었다. 엠마의 정열과 넘치는 에너지를 사랑하였고, 엠마가 넬슨 제독과 사랑을 나눌 당시 윌리엄 경의 아내로 살고 있으면서도 넬슨의 딸까지 낳았다.

엠마는 넬스 제독과 함께 보내면서 조금씩 향락과 사치에 물들어 갔다. 넬슨 제독이 전쟁의 영웅이긴 했지만 부자는 아니었다. 월리엄 경이 죽으면 적은 액수의 돈을 남겨주었다. 그리고 2년 후에 넬슨 제독도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러자 엠마는 하루아침에 빈털터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엠마는 사치로 남은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지나친 음주로 인해 말년에는 침대에서 거의 일어나지도 못 하는 상태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한다.

엠마는 신분상승의 꿈은 이루었지만 한 남자에게 정착하지 못하는 것은 남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타고 난 끼 때문은 아니었을까?

누구나 아름다운 요부 기질이 뛰어난 여자에게 흥미를 갖지만 자신의 아내로 영원히 사랑하면서 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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