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많이 해 본 사람은 말한다. 연애는 거기서 거기라고. 연애를 많이 해보지 않았거나 지금 막 새로 시작한 연애에 푹 빠진 이라면 이 말에 눈에 쌍심지를 켤 것이다.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 운명이 데려다 준 단 한사람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맞는 말이라고 꼭 집어 답을 낼 수는 없을 것 같다. 연애는 사람과 하는 것이고, 이 세상에는 100% 똑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물며 유전적으로 완벽히 일치하는 쌍둥이도 서로 다른 스타일의 사람과 다른 스타일의 연애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 또 그들이 제각기 가진 성격과 취향도 큰 틀로 나누면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니 연애 경험이 많고 사람을 많이 만났다 헤어져 본 사람이라면 연애가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연애도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살면서 늘 비슷한 패턴의 연애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만나는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대단히 다른 연애를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말이다. 쉬운 예를 들자면 늘 먼저 좋아하고 짝사랑을 시작해서 연애를 하던 사람이 반대로 남몰래 짝사랑을 받고 있다가 뒤늦게 깨닫고 연애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사람에 따라 수천, 수만 가지 경우의 수가 생기는 것이 연애겠지만, 많은 커플들의 경험을 모아 보면 크게 네 가지 정도의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첫 번째. 부모와 자식 유형이다. 말 그대로 한 쪽이 다른 쪽의 보살핌을 받는 유형이다. 보살펴주는 쪽이 엄마나 아빠처럼 연인을 챙겨주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기도 한다. 보통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사람에 따라서 동갑내기 연인 사이에도 상대를 잘 챙기고 보듬는 성격과 연인에게 어리광과 애교를 부리고 상대에게 의존하는 성격이 만나면 이러한 유형의 연애를 하게 된다.
두 번째. 개와 고양이 유형이다. 만났다 하면 다투고 한 번 다투면 격렬한 싸움까지 번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정이 깊고 돈독해 닭살스러운 애정 행각도 곧잘 벌이곤 한다. 취향부터 성격까지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많은 커플이 이런 유형이고, 나이 차이가 적어 친구 같은 커플들이 이런 모습을 많이 보인다. 보통 다투고 화해하는 과정에서 상대가 아직도 자신을 사랑하는지 확인하게 된다고 한다.
세 번째. 아이돌과 팬 유형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 쪽이 상대방을 훨씬 더 많이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 명이 다른 한 명의 애정을 갈구하며 항상 쫓아다니는 것처럼 보이고, 한 쪽은 상대가 그럴 때마다 한 발짝씩 오히려 물러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런데 이 커플의 재미있는 점은, 그렇게 애정을 갈구하며 쫓아다니던 한 쪽 연인이 지치거나 조금 냉정한 모습을 보이면 ‘아이돌’과 ‘팬’의 위치가 한 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네 번째, 소울메이트 유형이다. 보통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취향과 화제가 같은 사람에게서 친밀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연인이 되었을 때 이런 모습을 보이곤 한다. 쌍둥이처럼 성격과 취향, 관심사 등이 거의 일치해 다투는 일이 거의 없다. 관계가 매우 안정적이지만 반면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일은 적어 권태기를 빨리 맞이할 수도 있다.
위에 소개한 연애 유형 중 어떤 것도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또 모든 사람의 연애가 이 유형 중 하나에 해당되리라는 법도 없다. 하지만 연애를 막 시작했거나 지금 연애를 꿈꾸고 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자신의 연애가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 또 어떤 유형의 연애를 원하는지 정도는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