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로 만난 그녀와 끝까지 가려면?

‘결혼적령기’ 라는 용어가 무색할 만큼 최근에는 남녀 할 것 없이 결혼하는 나이가 늦어지는 추세이다.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나 가치관의 변화로 결혼은 하지 않고 동거만 하거나 연애만 하겠다는 독신주의자의 비율도 늘어났고, 스마트 폰이나 인터넷 등 채널의 다양화로 이성을 만날 수 있는 창구도 많아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성을 만나는 공식 루트와 같은 방법은 20대가 단체 미팅이나 소개팅, 30대 부터는 결혼을 전제로 한 맞선이었으나, 이제 이러한 공식은 깨어진지 오래다. 30대 뿐 아니라 40대 이상도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소개팅을 통해 이성을 만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그러나 수십 번씩 소개팅을 해도 번번이 퇴짜를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 한 번의 소개팅에서도 운명의 그녀를 만나 뜨거운 연애에 성공하는 사람이 있다. 대화가 끊기지도 않았고 분위기도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애프터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혹시 다음과 같은 대화 주제를 꺼냈던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자. 

1. 과거 연애에 대한 질문

소개팅이란 비즈니스 미팅이나 일자리를 위한 면접과는 달리 두 사람이 서로의 호감도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를 판단하는, 사적인 목표가 확실한 자리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사적인 목표’가 확실하다는 것을 면접과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면접관이 ‘전에 어디서 일하셨냐’고 묻는 것과 과거 연애사를 묻는 것은 완전히 다른 성질의 질문이며, 과거 경력이 화려할수록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는 일자리 면접과는 결과도 반대라는 것을 잘 기억해야 한다.

2. 신체 사이즈에 관한 질문(프라이버시에 관한 질문) 

이러한 질문은 소개팅 자리가 아니라 이미 사귀는 사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묻는 주제가 아닌데,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신체 사이즈와 같은 프라이버시에 관련된 질문을 하는 것은 심각한 무례이다. 특히 남성에게 키, 여성에게 체중에 관한 질문은 가히 치명적이다. 그 전까지 아무리 마음에 들었던 상대라 하더라도 이처럼 무례한 질문 하나로 킹카에서 폭탄으로 곤두박질 칠 수 있다.

3. 연봉 또는 재정 상태에 관한 질문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것임을 동의하고 맞선을 보는 게 아닌 이상 첫 만남에서부터 연봉과 재정상태까지 따져 묻는 것은 상대로 하여금 사람 대 사람이 아닌 조건 대 조건의 만남에 나와 있는 기분을 들게 한다. 물론 이는 소개팅을 시간낭비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4. 종교, 정치에 관한 질문

이성교제는 서로에 대한 차이를 좁히며 공통점을 찾아야 쉽게 이루어진다고는 하나 종교와 정치관은 취미나 취향처럼 서로 맞춰 가기에는 그 뿌리가 너무 깊고 견고하기 때문에 오히려 차이로 인해 사이가 틀어질 확률이 높다. 지구상에서 이루어지는 전쟁의 많은 원인이 바로 이 종교와 정치관 차이임을 기억한다면 결코 소개팅에서 논할 토픽은 아님을 확실히 깨닫게 될 것이다. 

많은 남녀가 소개팅에서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해서 그 날의 소개팅을 무조건 성공이라 여기는 것이다. 잘못 고른 주제로 이어진 대화는 상대방에게 불쾌함을 참으며 억지로 예의를 지켜야 했던 고난의 시간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소개팅 실패의 원인을 더 이상 거울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이야기를 꺼냈는지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