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풋내기 커플들은 시도 때도 없이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지금 어디야?”, “거긴 왜 갔는데?”, “누구랑 같이 있어?”, “몇 시에 끝나?” 수없이 나열되는 물음표들은 처음에는 달콤한 칭얼거림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금세 구속의 자물쇠가 되어 상대방을 숨 막히게 할지도 모른다. 상대방의 세계를 모조리 알고 싶어 하는 연인들의 마음속에는 아직 여물지 않은 신뢰와 불안정한 믿음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연인들은 상대방의 부재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묵묵히 스스로의 일을 해나간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태도를 서로에 대한 무관심이나 방관이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사실 오랜 연인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안정된 분위기는 수많은 실망과 좌절이 쌓이면서 만들어낸 견고한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미래에 대한 약속의 말을 주고받은 연인들도 순간의 뒤틀림으로 인해 언제든지 남이 될 수 있고, 항상 일정한 중량만큼의 불안함을 내포하고 있는 남녀사이에서 서로의 스케줄을 확인하는 것은 하나의 보험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간섭은 애정에서 집착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숨 막히는 관심은 사랑이 아니라 단순한 간섭이 될 수도 있다.

사소한 것이라도 모든지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연인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래된 연인들이 각자 독립된 세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별개로 구분되어 있는 분리된 세계가 그들 사이의 열정을 유지시켜 주는 신비함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간의 정열을 불태운 뒤에 헤어질 관계가 아니라면 보다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긴장의 요소를 미연에 만들어놓는 것도 좋겠다. 상대방의 독립적인 세계를 인정하는 것은 언제든 자기만의 방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유와 휴식을 남겨놓는 현명한 답변이 되어줄 것이다.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각자의 세계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을 함께 해야 하고 서로 모르는 것이 단 하나도 없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둘 사이에 신뢰나 믿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안정적이지 못한 채 휘청거리는 핑크빛 설렘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빛이 바래게 되어있다.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는 태도는 책 사이에서 말라가는 갈색의 낙엽처럼 아름답게 성숙해가는 사랑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때로 사람들은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빠져 있는 자신의 마음을 사랑하는 것만 같다. 지나친 간섭이나 집착으로 상대방을 지치게 만드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어디에 서 있는지 잠시 되돌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자신의 뜨거운 심장이 상대방을 향하고 있는지, 아니면 스스로의 마음속으로 더 깊이 침잠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하는 연인을 흘겨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말투로 반박하는 유치함은 보이지 말자.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자신만이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자유를 만끽하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기 마련이다. 연인관계 뿐만 아니라 부부관계, 친구관계, 심지어 부모님과의 관계에서도 작은 틈은 마련해놓아야 한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 있는 남자는 초조함이 깃들지 않은 성숙한 여유로움을 가지고 있는 법이다.

사랑에 휘둘려 스스로를 잃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 어떤 색깔의 사랑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매력적인 남자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당당한 당신의 사랑은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으로 단련되어 있을 것이다.

연애 속 공감대 -LJ비뇨기과- www.lju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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