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는 수많은 피임법들이 존재한다. 남자가 콘돔을 사용하고 여자가 피임약을 먹는 것은 기본이며, 애초에 그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수술을 하기도 한다. 개 중에는 가장 편한 방법인 질외 사정, 생리 시 관계라는 방법을 택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것은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의학적인 예방책이 없었던 과거에는 아이가 생기는 데로 무조건 낳았을까. 그렇지 않다. 지금부터 과거의 피임법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고대 이집트에서는 임신에 대한 생각이 비교적 과학적이고 피임법에 대한 상식 또한 풍부하여, 당시 그들이 행했던 예방법들은 오늘날의 의학 상식과도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정액이 자궁 안에 들어오기 전에 닦아 내면 임신을 막을 수 있고, 질 안에 해면질을 끼워 넣으면 정액을 마르게 하여 피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자궁과 질 사이를 막으면 정액이 자궁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와 같은 방법은 모두 고대의 ‘피파루스 문서’에 기록되어 있는 것들로, 그안에는 다양한 고대인들의 피임법들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고대인들은 벌꿀과 탄산나트륨으로 만든 끈적끈적한 혼합물이나 설탕으로 만든 약품을 사용해 피임을 하기도 하였는데, 이것은 의학적인 것이 아닌 실생활에서 얻은 지혜들로 어느 정도는 피임의 효능을 발휘하였다. 또한 피파루스 의학 문헌에는 ‘피임을 하려면 사랑을 나누기 전에 미미라는 이름의 약초를 태운 연기를 질 안에 넣어준 다음, 나흘 동안 계속해서 새벽마다 동물 지방으로 만든 무에타라는 약초와 맥주를 끊여 그 탕약을 마시면 된다.”라고 적혀 있기도 하였으나, 이것은 피임의 효능보다는 오히려 장을 자극하여 설사를 나오게 하는 잘못된 피임법이어서, 문헌에 나와있는 피임법들이 모두 옳은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폴리네시아의 어머니들은 피임을 위해 ‘하이비스커스’의 뿌리를 자궁경부에 끼우고, 선진 공업국의 여성들은 출산 직후의 임신을 피하기 위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피임기구를 자궁에 넣기도 하며, 약을 마시거나 정자의 진입을 막는 도구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거칠기로 유명한 야노마모족들은 피임 외에도 이미 임신 된 아이를 지우기 위해, 고통이 느껴질 때까지 친구에게 배를 차달라고 부탁하거나 자신이 직접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세계 각지의 여러 나라에서는 유산을 기대하며 특별한 약을 마시기나, 문화적인 금기에 의해 출산 후의 성욕을 금하는 민족들도 있었다.
사랑의 행위를 통해 생긴 아이를 지우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죄악이다. 그러나 아이를 키울 마음의 준비도 원하는 마음도 없는 사람이 아이를 낳는 것 또한 죄일수 있다. 물론 낳은 후 마음이 바뀌어 애정을 다해 키울 수도 있겠지만, 이미 배 안에서 엄마의 불안하고 슬픈 감정을 느낀 아이는, 성장 후에도 정서적으로 불안정하여 올바르게 자라기가 쉽지 않다. 이에 자신의 아이를 제대로 키울 준비가 아직 덜 된 성인이라면, 필히 피임을 하여 가족 모두가 불행해지는 불상사는 사전에 차단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