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어야 섹스도 잘 한다

디제이가 클럽 뮤직을 시끄럽게 틀어놓고 젊은 남녀가 거침없이 몸을 맞댄 채 춤을 추거나 음악에 몸을 맡기고 파트너를 찾는 서양의 클럽 모습을 떠올려 보자. 또는 미국 드라마 시리즈나 영화에서 자주 봤던 돈 많은 거물급 인물의 큰 저택이나 연예인의 별장에서 열리는 파티를 생각해 봐도 된다. 이러한 파티에서 반드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음식이 있다. 바로 샴페인, 생굴, 그리고 초콜릿이다.

그런데 이 음식들이 단지 파티의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또는 ‘있어 보이려고’ 준비된 것이 아니라 어떤 은밀한 의도에 의해 충분히 계획적으로 선택된 것들이라면 어떨까? 물론 여기서 말하는 은밀한 의도란 다름 아닌 성욕의 증가, 즉 성공적인 섹스이다. 생굴과 샴페인과 초콜릿이 바로 성욕 증가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특정한 음식 또는 식재료가 성적 욕구, 즉 리비도의 증가와 섹스 능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는 이전부터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극동 아시아 지역의 일부 남자들처럼 곰 발바닥을 먹는다든지, 사슴피를 받아 마신다든지, 살아있는 개구리를 믹서에 갈아먹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적인 음식을 이른바 ‘정력제’로 부르며 찾아다니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음식 또는 식재료와 섹스와의 상관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최고의 정력 음식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굴, 그것도 생굴이다. 생굴에는 아연(Zn) 성분이 높게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테스토스테론 분비와 직결된다. 흔히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호르몬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여성에게도 소량 분비되며, 여성의 성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테스토스테론과 남녀의 성욕 증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연적으로 아연이 함유되어있는 음식은 육류, 해산물 또는 견과류에서도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굴은 다른 재료에 비해 약 10배가량 함유량이 높아 생식기 건강에도 좋을 뿐 아니라 성욕 증가에 도움이 되는, 좋은 섹스를 위해 필요한 ‘천연 최음제’ 역할을 한다.

아연 성분이 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성욕을 직접적으로 자극한다면 다음으로 성욕과 섹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혈액순환이다. 남성의 발기와 혈류의 영향에 대해서는 두 번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발기 자체가 바로 혈액의 쏠림이기 때문이다. 여성에게도 마찬가지로, 산소와 영양소가 원활한 혈액순환을 통해 몸에 공급되며 우리의 리비도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이러한 혈액순환에 어느 정도 순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와인과 다크초콜릿에 함유된 레스베라트롤이라는 산화방지제로, 혈관을 풀어주며 피가 온몸에 더 잘 순환되게 도와준다.

그러나 생굴과 다크초콜릿, 샴페인은 한 번 먹는다고 갑자기 ‘짐승’이 되어 과격하게 옷을 찢으며 침대로 달려들게 되는 마법의 묘약이 아니다. 꾸준히 먹어야 서서히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생굴처럼 날 음식의 경우 식중독에 특별히 주의해야 하며, 샴페인은 과음했다가는 혈액순환과 좋은 섹스를 돕기는커녕 술에 취해 잠들거나 주사를 부리는 등으로 무드를 망칠 수 있으니 어디까지나 적당한 선에서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

즉,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적정량을 먹어야 좋은 효과를 발휘하고, 건강에 좋다는 운동도 적당히 해야 부상을 당하지 않듯, 섹스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함유된 음식과 식재료는 분명히 있지만 이 또한 과유불급을 지킬 때 비로소 맛있는 식사, 맛있는 섹스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