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성교육 선생님의 충격적인 과거

인간의 삶을 유지하는 3대 본능이자 욕구인 식욕, 성욕, 수면욕 중에서 식욕과 수면욕은 충족되지 않으면 생명이 곧바로 위험해진다. 성욕의 경우 음식을 섭취하거나 잠을 자는 것처럼 생명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으로 채워야 하는 영양소를 필요로 하거나 신체 대사에 직결된 것은 아니다. 쉬운 예를 들어 보아도, 음식을 먹지 않으면 당장 사람이 죽을 수 있지만 불교의 스님이나 가톨릭의 수녀님처럼 세속적인 육체관계를 갖지 않는 종교인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성욕은 종족을 번식하고 인류 자체를 보존하는 데 중요한 본능이기에 더 장기적이고 대의적인 의미에서 인간의 삶을 유지하는 본능이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먹고, 자고, 섹스 하는 것에 관한 모든 교육은 중요하다. 인간의 삶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욕구에 관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먹는 것과 자는 것에 대한 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중요시하지만 유독 성(性)교육만은 모두가 그 중요성을 똑같이 여기지 않는다. 문화권에 따라, 또 개인에 따라 성교육을 전혀 중요하게 생각지 않고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더라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몰라 본의 아니게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동양 문화권 나라들이 그렇듯 다소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문화로 인해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생물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내용을 성교육 콘텐츠로 사용해왔다. 덕분에 많은 한국인들이 제대로 된 성교육을 경험하지 못했다. 음지로 숨어든 호기심은 포르노나 에로영화로 성교육을 대신하게 했고, 지금도 많은 청소년들이 인터넷과 같은 공간에서 잘못된 방식으로 성(性)을 접하고 있다.  

이는 성 문화에 관해 우리보다 비교적 개방적일 것이라 여겨지는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로 천차만별이다. 삼면이 바다로 된 반도인 지리적 배경, 음식이나 사람들의 대체적인 성격 등 우리나라와 여러 가지 면에서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이탈리아는 성교육 면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모양이다. 성교육이 의무화가 아니며 이에 대한 법안을 여러 번 발의했지만 지속적으로 무산되어 왔다고 하는데, 최근 이탈리아의 성교육에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한 캠페인이 일어났다. 성교육의 의무화를 다시 한 번 주장하고 나선 사람이 다름 아닌 이탈리아의 국민(?) 포르노배우인 것이다. 그는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성적으로 많은 사회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며 어릴 때부터 성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양지에서 적극적으로 상담할 수 있는 문화를 수립해야 함을 강조한다. 30년간 포르노배우 생활을 해온 그가 성교육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일진대 그는 한술 더 떠 자신의 포르노배우로서의 풍부한(?) 경험을 성교육 콘텐츠로 활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성교육을 의무화할 뿐 아니라 그 내용도 고리타분한 생물학 지식이 아닌 현실에 발맞춘 눈높이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의 이 같은 캠페인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온라인 서명운동이 하루 만에 2만 명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는데, 이런 모습만큼은 우리나라와 닮았다고 하기 어려울 듯하다. 만일 한국에서 수십 년 넘게 활동한 포르노배우가 교육에 관련된 캠페인을 벌인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그 자체로 ‘교육상 안 좋다’ 며 학부모단체나 종교 단체 등의 어마어마한 반대에 부딪힐 게 뻔하다. 그는 베테랑 포르노 배우이지 성도착증 환자도, 성범죄자도 아니다. 포르노업계에 그토록 오랫동안 몸담고 있었던 사람이기에 포르노물이 결코 성교육 교재가 아님을 잘 알고 오히려 더 좋은 성교육에 힘쓸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