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복판에서 자위를?
뉴욕 맨해튼은 미국 경제의 중심부일 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중심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경제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증권가와 온갖 금융회사들이 한데 모여 있는 월 스트리트(Wall Street)가 바로 이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 스트리트란 어떤 곳인가. 1초 단위로 수백, 수천만 달러의 숫자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전화 한 통으로 전 세계의 금융이 한순간 휘청거릴 수 있는 곳 아닌가. 그만큼 이곳의 뉴요커들은 매시간 매분 매초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이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는 것이 정글이나 다름없는 뉴욕에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생존방식이 되고 있다.
뉴요커들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성별에 따라 크게 갈리기도 하는데, 공공연한 비밀 중 하나는 남자들의 자위행위이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서 뉴요커의 39%가 직장에서 자위행위를 한 적이 있으며, 이유는 스트레스 해소 때문이었다고 밝힌 결과가 있다. 월 스트리트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에서 금융회사에 막 입사한 주인공에게 점심을 사주며 선배 애널리스트가 ‘최소한 하루 두 번은 자위를 해야 한다’며 조언을 건네는 장면은 다소 과장되긴 했지만 아주 허황된 장면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뉴요커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실행에 옮기고 있지만 자위행위는 사실 남에게 대대적으로 자랑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다함께 즐길 수(?) 있는 테니스나 농구 같은 공개적인 취미는 아니다. 때문에 아무도 없는 창고, 문을 걸어 잠근 탕비실 등에서 은밀히, 빠른 시간 내에 이루어지곤 하는 것이다. (물론 자위행위 자체가 남에게 피해가 된다거나 부끄러운 행위라는 뉘앙스는 아니다)
그런데 뉴욕 한복판에 자위행위만을 위한 부스가 설치되었다면 어떨까? 맨하탄 5번가에 설치된 이 부스에는 인터넷이 설치된 노트북과 의자, 커튼만 쳐져 있다. 사용요금은 모두 무료이며, 제한시간도 따로 없다. 이름은 남자를 위한 와이파이라는 뜻의 ‘가이파이(Guy Fi )' 부스로, 섹스토이를 주로 만드는 ’핫 옥토푸스‘라는 회사에서 설치했다. 이곳은 세계 최초로 남성을 위한 진동형 자위기구를 만든 곳이기도 한데,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남성을 위한 ’공중 자위 부스‘를 설치한 것이다.
핫 옥토푸스에서 가이파이 부스를 만든 이유는 단순하다.
“맨하탄은 24시간 멈추지 않는 도시이며, 이곳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쉼 없이 일하는 것은 몸과 마음에 너무도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명백하죠. 우리는 이곳 남자들이 가이파이 부스를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사용하기 바랍니다.”
즉 월 스트리트를 포함한 맨하탄과 뉴욕 지역의 모든 남자들이 일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풀 마땅한 시간도 장소도 없다면 바로 자신들이 마련한 가이파이 부스를 이용하라는 뜻이다. 덧붙여 핫 옥토푸스 사는 가이파이 부스를 통해, 즉, 다른말로 하면 자위행위를 통해 일하는 중간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한 남자들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더 건강해질 것임을 에둘러 강조한다.
“우리가 (가이파이 부스의 설치의 대가로) 요구하는 건 단지 부스를 사용했던 이들이 승진했을 때 우리에게 감사해달라는 것뿐입니다.”
가이파이 부스가 설치 의도대로 뉴요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간이 자위행위 장소로 쓰일지, 결국 무료 인터넷 카페로 쓰일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공중 자위 부스’가 공공연하게 설치될 정도라면 정말 많은 뉴요커가 실제로 자위행위를 통해 스트레스를 배출하고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