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쌍둥이의 아빠가 세 명?

자연임신으로 세 쌍둥이를 가질 확률이 얼마나 될까? 무려 10000분의 1이다. 자연적으로 임신한 여성 만 명 중 한 명 만이 세 쌍둥이를 가진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자연 상태에서는 쌍둥이 임신이 희귀한 일일뿐더러 세 쌍둥이는 더욱 희귀한 일이다. 최근에는 불임, 난임 부부들이 인공 시술로 임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험관 시술 등 인공 시술로는 강제 배란을 촉진하거나 여러 개의 난자에 수정을 시키는 경우가 있어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이 자연 임신보다는 높은 편이다.

그런데, 한 배에서 같은 날 태어난 이란성 세 쌍둥이의 아빠가 각각 다른, 성인 유머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면 어떨까?  

최근 중국에서는 세 쌍둥이의 아버지가 된 장 씨라는 남자가 아이들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사건이 화제가 되었다.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세 명의 아이들이 나고 보니 생김새가 달라도 너무 다른 데다, 아버지인 자신과 닮은 아이는 하나뿐이고 나머지 둘은 서로 간에도 닮은 구석이 전혀 없어 셋 다 남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이에 의문을 가진 장 씨는 아이들의 유전자 검사를 맡기게 되었다고 한다.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장 씨의 기분 탓이 아니라 정말로 세 쌍둥이의 아버지가 각각 다른 사람이었던 것이다. 즉, 검사 결과 그가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한 아기만이 장 씨의 친자식이 맞고, 나머지 두 아이는 그의 자식이 아니었으며 각자 다른 남자의 아이였던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믿고 싶지도, 믿어지지도 않는 황당한 사실에 분노한 장 씨는 아내에게 따졌고 이에 그의 아내는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

임신 전 아내와 장 씨는 사이가 좋지 않아 별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이 때 온라인에서 외간 남자들과의 만남을 즐겼고, 온라인 채팅은 오프라인에서 원 나잇 스탠드로 이어졌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남편과 재결합하게 되었으며 원만한 관계를 회복, 곧 임신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가임기간 온라인에서 만난 남자들과의 섹스에서, 또한 남편과의 섹스에서 모두 수정이 이루어져 각각 아빠가 다른 세 쌍둥이를 임신, 출산하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을 전해들은 중국의 한 전문의는 장 씨 아내의 사례가 전 세계에서도 대단히 희귀한 케이스라고 말하며 “평균적으로 여성은 한 번의 주기에 하나의 난자만 배란하는데, 해당 여성의 경우 다배란(한 번의 주기에 1개 이상의 난자가 배란되는 현상)을 하면서 남편을 포함한 3명의 정자와 모두 수정, 착상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임신이 가능할 확률은 1,000,00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고 설명했다.  

아무리 별거 상태였다고는 해도 이혼 상태가 아닌 결혼을 유지하고 있는 중에 최소 두 명의 남성과 혼외정사를 벌이고, 피임도 제대로 하지 않아 아버지가 각각 다른 아이를 한꺼번에 임신한 아내와 장 씨의 사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막 태어난 아이를 봐서 아내를 용서하고 함께 살기로 했는지, 친자인 한 명의 아이만을 장 씨가 키우고 이혼 절차를 밟았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아버지가 서로 다른 쌍둥이가 자연임신 되는 것은 대단히 희귀하고 낮은 확률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니, 예전에도 있어 왔을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정확한 유전자 검사가 가능해지고 보편화되어 일반 시민들이 쉽게 의뢰할 수 있게 된 최근에야 밝혀지게 된 것 뿐이다. 이로 미루어본다면 역설적으로 과학기술의 발달은 부부 사이의 비윤리적 행동을 막을 수 있는 좋은 완충장치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