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에 아들(3학년)이 학교에서 산타한테 보내는 편지를 써갖고 왔더라구요...

거기에는 산타 할아버지한테 받고싶은 선물들 리스트들이 주욱 적혀 있었는데 맨 마지막 리스트로 '아빠 담배 끊게해주세요' 라고 적혀 있었어요 ...

그 당시엔 이곳 저곳에서 선물로 받은 담배도 꽤 많았고 27년 담배를 피면서 단 한번도 진지하게 담배를 끊을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던터라 좀 난감해 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마눌님이 이제 그만필때도 됬다고 생각안하느냐고 말하더군요... 마눌님도 10년 같이 산 동안 한번도 불평해본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있는담배 다 피면 끊는다고 말했죠...

그리고 나서 담배가 다 떨어질때쯤... 이제 끊게된다는 두려움때문에 아는 후배가 추천해준 전자담배도 주문해놓고 액상도 이맛저맛 받아서 준비해놓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해놓고 그날을 맞이했습니다 ㅎㅎ 제가 진짜 끊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거든요..

주위사람들한테는 그냥 좀 참아보련다 말하고 (자신없어서 끊는단 말도 못했어요 ㅋㅋ)

담배를 참은 첫날부터 며칠간은 전담 미친듯이 빨아댔습니다...

그러다 전담이 부피가 좀 크고 무거워서 주머니에 넣으면 볼품이 없고 또 전혀 담배같지도 않은데다가 밖에서 빨고있으면 정말 하찮게보여서 차에두고 다녔다가 요즘엔 차에도 잘 안갖고 다니고 주로 집에 놔두고 집에서나 하고있습니다.

저한테 전담 소개시켜준 후배놈은 이제 또 완전히 전담에 중독되서 전담 못끊겠다 그러던데 그런면에서 전 좀 전담이랑 안맞았나봐요...

어쨌든 지금도 가끔 온몸이 가려울정도로 막 피고싶을때가 있습니다... 그럴때 전담이 있으면 한 30초~1분간 미친듯이 빨아대고 만약 전담 없으면 무조건 물마십니다... 물마셔도 생각나면 계속 마십니다 물....

전 아직도 담배 끊었다고 생각안하고 참고있다고 생각합니다... 끊었다고 생각하면 담배가 너무 그리워요 ㅜ.ㅜ

마눌이 담배값으로 쓰던 돈을 대충 계산해서 한달에 $150씩 5년동안 적금을 붓는다고 하더군요...5년후에 그 돈으로 가족여행 가자면서... 

처음 금연 시작할때 1년만 참아보려고 했는데 마눌님 얘기듣고 5년만 참는다라고 굳게 맘먹었습니다...

지금도 어디서 누가 담배피면 냄새가 좋을때가 많고, 스트레스 받으면 정말 생각 간절할때가 있습니다만.....

5년 후 가족여행을 위해, 그리고 나중에 아들놈에게 널위해 이렇게 까지 했으니 너도 니 자식한테 그러라는 큰소리 칠 수 있게 오래오래 참아보렵니다...

금연에 성공하신, 그리고 현재 금연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 앞으로 꼭 금연해야 할 분들도...

서로 토닥거려주면서 건승합시다!